주주들에게 중간배당을 약속한 롯데케미칼이 2년째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 석유화학 시장의 불황으로 5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배당 여력이 현격히 떨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2022~2024년에 적용될 중장기 배당정책을 발표했다. 주요내용은 △별도 당기순이익 기준 배당성향 30% △중간배당 △자기주식 매입 등이다.

회사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중간배당을 약속했지만, 중간배당 정책을 발표한 첫해부터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석유업황 악화로 실적이 부진해지면서 기말배당으로 전환을 선언했다.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사진=롯데케미칼]

석유화학 불황이 이어지면서 롯데케미칼은 올해도 중간배당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2분기까지 5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롯데케미칼은 올 2분기에도 연결 기준 매출 5조24억원, 영업손실 77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9%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석유화학 제품 수요가 부진하면서 판가 하락으로 재고평가손실이 증가한 영향이다. 또, 원재료 역 래깅(원재료 투입 시차) 효과가 발생해 적자 규모가 증가했다.​

​롯데케미칼의 재무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점도 문제다. 지난해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를 인수했지만, 실적 부진으로 현금창출력이 떨어진 탓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총 인수 금액은 2조7000억원이다. 이 중 1조원은 현금·유상증자로 조달했고, 1조7000억원은 차입을 통해 확보했다.

​지난 2분기 연결 기준 롯데케미칼의 총차입금은 8조725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6조3247억원 대비 2조4000억원 가량 증가했다.

다만, 지난해 적자에도 배당을 실시한 만큼 올해도 기말 배당을 실시할 가능성이 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별도 기준 당기순손실 3183억원을 기록했지만, 주당 3500원의 배당을 지급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지속적인 적자가 지속될 경우 배당 수익률을 기준으로 국고채 3년 치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중간배당 관련해선 진행되는 바가 없다"며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을 경우 배당수익률을 기준으로 배당을 결정했지만, 올해 기말 배당정책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