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의서재 IPO...김영섭표 디지코 다진다
밀리의서재 IPO...몸값 낮춘 만큼 안정적인 증시 입성 예측
케이뱅크 프리IPO 추진
김영섭 대표 "디지코 전략 이어갈 것"
KT "자회사 IPO 정책은 결정되는 시점에 밝힐 것"
박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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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13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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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그룹 계열사인 전자책 구독 플랫폼 기업 '밀리의서재'가 약 9개월 만에 기업공개(IPO)에 재도전한다. 이번 IPO는 김영섭 KT 신임 대표이사가 취임한 이후 계열사의 첫 IPO인 가운데 김 대표가 계열사 IPO 기조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밀리의서재는 이날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을 마무리한다. 공모 희망가액은 2만~2만3000원이며, 이에 따른 예상 시가총액은 1622억~1866억원 수준이다. 공모 예정금액은 300억~345억원이다.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다.
공모자금은 △베스트셀러 추가 확보 및 2차 콘텐츠 제작 등 콘텐츠 투자 △출간 플랫폼과 사업 확대 운영자금 △웹툰과 웹소설 등 사업다각화 투자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밀리의서재는 지난해에도 상장을 추진했지만,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한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하며 상장을 포기했다. 이번에는 공모 희망가액 기준 기업가치를 약 10% 낮추고, 유통물량도 전에 비해 약 25% 수준으로 대폭 낮춰 증시 입성에 재도전한다.
몸값을 낮춘 만큼 증시에 안정적으로 입성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전반적으로 상장 과정에서의 눈높이를 낮춰 상대적 투자 매력은 높아졌고 확실한 실적 턴어라운드를 시현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고 판단했다.
밀리의 서재는 2017년 10월 국내 최초로 구독형 전자책 서비스를 선보였다. 현재 약 12만권의 전자책을 보유 중이다. 전자책 외에도 오디오북, 챗북, 오디오 드라마 등 새로운 형태의 독서 콘텐츠를 확장하기도 했다.
지난해 9월 KT의 음원 서비스 손자회사 지니뮤직에 인수되면서 KT그룹에 편입됐다. 지배구조는 KT→KT스튜디오지니→지니뮤직→밀리의 서재 순으로 형성돼 있다.
밀리의서재 IPO는 구현모 전 대표 체제에서 진행돼 왔다.
구 전 대표는 KT의 정체성으로 디지코(DIGICO·디지털 플랫폼 기업)를 내세웠다. 디지코란 AI, 빅데이터,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다른 산업의 혁신을 선도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유·무선 통신 사업에 치중한 수익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내세운 성장 전략이다.
아울러 구 전 대표는 '지주형 회사 전환'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자회사 IPO를 추진했다. KT의 자회사 IPO 구상은 사업 부문별 밸류를 제대로 평가받고, 궁극적으로 그룹 전체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었다.
KT는 지난해 밀리의서재를 인터넷은행 케이뱅크의 연내 코스피 상장을 예고했으며, 케이뱅크는 지난 9월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한 바 있다.
또 콘텐츠·미디어와 금융 부문에서 각각 지배구조의 핵심인 KT스튜디오지니와 BC카드, KT클라우드 등도 IPO를 진행할 가능성이 점쳐졌다.
하지만, 지난해 증시 악화로 IPO 시장이 침체하면서 밀리의서재를 비롯해 케이뱅크의 상장 계획도 철회된 바 있다.
신임 김영섭 KT 신임 대표이사가 이러한 자회사 IPO 기조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밀리의 서재에 이어 IPO를 추진했던 케이뱅크는 현재 프리IPO(상장 전 자금유치)를 우선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호성 케이뱅크 은행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연내에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대표는 7일 서울 중구 르메르디앙 호텔에서 진행된 언론 상견례에서 디지코 KT를 이어갈 것이냐는 질문에 "차별적이고, 혁신적인 서비스를 낼 수 있는 것이 디지코라고 생각한다. KT 역시 디지코에 참여하고 있고, 디지코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KT 관계자는 "전체적인 회사의 경영 방향이 조금씩 자리 잡아 가고 있기 때문에 결정되는 시점에서 밝힐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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