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워렌버핏은 '10년 보유할 자신이 없으면 10분도 보유하지 마라'고 말했습니다. 주가가 요동치는 국면에서 매수 버튼을 클릭하기 전 알아야 할 가장 기초적 기업 정보를 <주주경제신문>이 독자들에게 일목요연 제공합니다.
◆ 이 회사, 지금 핫한 이유는
삼성전기가 미국 자동차 업체에 카메라 모듈을 공급한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미국 자동차 업체 간에 카메라 모듈 공급계약이 체결되었으나, 공급 수량 및 금액 등은 정해진 바가 없다'고 지난 4일 공시했다.
삼성전기가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는 업체는 테슬라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6월부터 테슬라에 카메라 모듈을 납품한다는 소식과 관련한 조회공시 요구에 확정된 바 없다고 답한 바 있다.
아울러 삼성전기는 업계 최초로 커플드 파워인덕터 양산에 돌입했으며, 하이엔드급 제품 확대로 시장 공략을 가속화한다고 밝혔다.
파워인덕터는 '제2의 MLCC'라 불린다. 전원 회로에 적용해 배터리에서 발생한 전력(파워)을 반도체가 필요로 하는 전력으로 변환시키고 전류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핵심 전자부품이다.
삼성전기가 개발한 커플드 파워인덕터는 2016크기(가로 2.0㎜, 세로 1.6㎜)와 2218크기(가로 2.2㎜, 세로 1.8㎜)의 낮은 저항값(전류의 흐름을 방해하는 특성)을 가진 제품 2종이다.
반도체의 고사양·고성능화 요구가 지속되면서 파워인덕터는 반도체 성능 차별의 핵심 부품이 되는 추세다.
삼성전기의 주가는 11일 13만8600원에 거래가 마감됐다. 시가총액은 10조 3525억원으로 코스피 36위 수준이다.
◆ 너 뭐 하는 회사니? 경쟁력 있어?
삼성전기는 수동소자(MLCC, 칩인덕터, 칩저항)를 생산하는 컴포넌트 사업 부문, 카메라모듈·통신모듈을 생산하는 광학통신솔루션 사업 부문, 반도체패키지기판을 생산하는 패키지솔루션 사업 부문의 총 3개 사업 부문으로 구성된다.
각 사업 부문별 매출 비중은 올 2분기 기준 각각 43.19%, 37.13%, 19.68%를 차지했다.
삼성전기의 주력 제품인 MLCC는 '전자 산업의 쌀'로 불릴 정도로 TV·스마트폰사물인터넷(IOT)·전기차 등 반도체가 들어가는 모든 제품에 사용된다.
MLCC는 쌀알 250분의 1 수준의 매우 작은 제품으로, 반도체 소자가 적절하게 작동하도록 전력을 회로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최근 IT 수요 침체에도 불구하고 삼성전기는 전장용 MLCC의 약진으로 MLCC가 상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이에 따른 전장용 MLCC의 업계 점유율은 20%에 근접해 Murata, TDK와 글로벌 3강 구도를 구축했다.
전장용 MLCC는 고온, 고압, 고신뢰성이 요구된다. 특히 파워트레인용의 경우 열적 충격과 진동에 강해야 하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가장 높은데, 48V 등 고압 제품의 기회가 커지고 있다.
삼성전기는 상대적으로 고압 제품군에 강점을 가지고 있으며, 파워트레인용 매출 비중이 20%까지 상승했다.
또한 핵심 기술로 미세구조 균일화, 유전체 및 내부전극 박층화를 위한 역량을 강화해 가고 있다.
아울러 세라믹(BT) 파우더, 메탈(니켈, 구리) 파우더 등 핵심 원료의 내재화율을 50%로 끌어올려 원가 절감과 성능 향상을 추구하고 있다.
향후 MLCC 생산능력 증설도 전장용 위주로 진행하고, 한국(부산), 중국(천진), 필리핀 거점을 활용해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 자금 여력은 어때?
삼성전기는 안정적인 재무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전기의 부채비율은 올 2분기 기준 42.29%로 지난 4분기 연속 40%대 부채비율을 기록했다.
마이너스(-) 순차입금 기조도 이어갔다.
올 2분기 기준 순차입금은 -910억을 기록했다. 마이너스 순차입금은 차입금보다 현금성자산이 더 많다는 뜻으로, 사실상 빚이 없는 '무차입 상태'다.
삼성전기의 3분기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다가오는 3분기 매출액 2조2000억원, 영업이익 2182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2%, 29.8% 감소한 수치다.
김광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시장이 셀인(Sell-in·제조업체가 유통업체에 판매) 대비 셀셀드로우(Sell-Through·유통거래처 사이의 거래)가 여전히 부진함에 따라 MLCC 산업 역시 업체 간 경쟁 심화로 수익성 개선이 지연될 것으로 판단한다.
◆ 오너는 누구? 경영자는 누구?
삼성전기는 장덕현 대표이사 사장이 이끌고 있다.
장 사장은 서울대학교에서 전자공학 학사와 석사 과정을 마친 후, 미국 플로리다대학교 대학원에서 전자공학 박사를 취득했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솔루션 개발실장, 시스템 LSI사업부 LSI개발실장, SOC개발실장, 센서 사업팀장 등을 두루 역임한 기술통으로 손꼽힌다.
장 사장은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전기차·자율주행이 삼성전기에 있어서 기회 요인이다. 전장이라는 성장 파도에 올라타 자동차 부품 회사로 도약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스마트폰 등 IT 시장의 성장이 한계에 이르렀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삼성전기는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히고 있는 전장부품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 선수 한 마디
증권업계는 이번 미국 자동차 업체와의 계약 건으로 삼성전기가 고객사내 확고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높은 점유율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순수 전기자동차와 공급 계약으로 다른 전기차 및 전통의 자동차 업체와 추가적인 공급 가능성도 상존한다. 자동차의 자율주행과 전장화, 전기차로 전환이 가속화되면 카메라도 고화소로 상향, 멀티 카메라의 채택이 확대될수록 스마트폰에서의 경험을 보유한 삼성전기가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삼성전기의 전체 포트폴리오가 전장, AI 중심으로 전환. 광학솔루션(카메라 모듈)도 삼성전자의 스마트폰향 의존도 축소 및 전장향 분야로 매출 다각화하고 있다"며 "이번 계약으로 전장향으로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가속화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