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30만 원대에서 거래되던 이마트 주가가 10년 만에 7만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주가순자산비율(PBR, 시가총액/순자산)은 0.17배(2023년 2분기 기준)로 시가총액이 회사 자본의 5분의 1토막도 되지 않는다.
이마트의 고비는 2018년부터 시작됐다. 2018년부터 실적이 감소해 올해 2분기 영업손실 530억원, 당기순손실 1032억원의 적자전환에 이르렀다.
여기에 주가 부양에 힘써야 할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마저 SNS에 '멸공 발언'과 '일본 오염수 수산물 옹호' 게시물을 올리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마트 주주들 사이에서 '정 부회장 퇴진운동'을 벌이자는 움직임까지 나오며 회사에 대한 불신이 가중되는 와중에 '이마트 소액주주연대'가 등장했다.
<주주경제신문>이 '이마트 소액주주연대' 대표자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마트 소액주주연대는 어떻게 구성하게 되었나?
이마트 소액주주연대는 올해 7월 7일경 주가 하락으로 주주가치가 극단적으로 훼손되었음에도 임직원들은 고액연봉을 받고 성과급 잔치를 벌이는 것에 문제의식을 느낀 주주들이 모여 활동을 시작했다.
△주주들의 상황은 어떠한가?
현재 주가가 극단적으로 폭락해 손실이 너무 크다. 수익 실현을 통한 현금화가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손절을 통한 현금화마저도 불가능하다. 손해를 입은 주주들은 재벌이 아니라 소액주주다. 큰 손실로 인해 일상생활이 불가능해지고 본업에도 집중할 수 없으며, 엄청난 정신적 고통으로 가정생활이 불행해진 경우도 있다.
△연대 측 지분은 얼마나 모였나?
카카오톡 단체 카톡방 참여 인증 주주 100여 명으로부터 공식적으로 집계된 주식 수량은 약 19만 주가량이다. 그 외 비공식적으로 인증된 주식 수는 비공개다.
다만, 비공식 인증 주주들의 주식 수는 모두 수만 주 이상으로 일반 소액 투자자는 아니다.
△회사 측과 대화 상황은 어떠한가?
주주연대는 회사와 협력해 주가를 회복하자는 취지로 결성됐다. 우선 연대는 회사에 주주가치가 극단적으로 훼손되었으니 주가 부양방안과 같은 경영책임을 이행하라고 요구했다. 회사 역시 이를 인정하고 주가 부양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두 달이 넘도록 구체적인 주가 부양방안은 나오지 않았으며 지난달 23일 재무담당 상무(CFO)와 주주연대의 미팅에서도 공시법 위반을 이유로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은 상태다.
회사는 주가 부양방안의 실질적 효과 검토에 시간이 걸린다는 입장이다.
△최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SNS에서 '일본산 수산물 옹호' 게시물을 올려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한 소액주주의 입장은 어떤가?
대단히 부적절한 행동이다. 정 부회장은 정책당국자나 계몽운동가가 아닌 신세계그룹의 부회장이다. 의견이 옳으냐 그르냐를 떠나 정치적으로 한쪽 입장에 섬으로서 이마트의 잠재 소비자를 잃을 수 있는 행위를 하고 있다.
이마트의 각 부서 직원들은 맡은바 책임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일하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 그룹의 부회장이 이마트의 실적 회복에 도움이 되지 않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생각한다.
구체적인 주가 부양방안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그룹 부회장의 SNS 활동 잡음까지 더해지니 소액주주들의 불만은 극에 달한 상태다.
△앞으로 연대의 활동계획은 어떠한가?
연대는 투자자로서의 예의를 지키기 위해 최대한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다.
정 부회장의 SNS 문제는 정 부회장이 통제되지 않는단 판단하에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에게 직접 서신을 보낼 계획이다.
10월 중순까지는 주가 부양책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시가총액 2조원이 붕괴되면 회사 측에서도 더 빨리 부양책을 발표하지 않을까 한다.
늦어도 오는 3분기 실적이 나오는 11월 중순까지는 기다릴 생각이다. 이후로는 더 이상 회사의 주가 부양 진의만 믿고 기다릴 수 없다.
△11월 중순까지 주가 부양책이 나오지 않으면 어떻게 할 건가?
우선 주주연대를 비영리임의단체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후 정용진 부회장에 대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이마트는 2019년부터 회사돈 5조원을 쏟아붓고도 상장 이후 최악의 영업실적을 내고 있다. 주가 역시 최저가를 연일 갱신하며 주주가치가 극단적으로 훼손됐다. 대주주들은 경영책임은 고사하고 막대한 연봉을 챙겼고 임직원들은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
주주연대는 가처분 신청과 같은 속풀이가 아닌 실질적인 이마트 정상화를 원한다. 주주도 살고 회사도 사는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전략을 실행하는 것이 주주연대 활동의 목적이자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