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워렌버핏은 '10년 보유할 자신이 없으면 10분도 보유하지 마라'고 말했습니다. 주가가 요동치는 국면에서 매수 버튼을 클릭하기 전 알아야 할 가장 기초적 기업 정보를 <주주경제신문>이 독자들에게 일목요연 제공합니다.

◆ 이 회사, 지금 핫한 이유는

GS건설이 10개월의 영업정지 처분을 받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주가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7일 GS건설에 총 10개월의 영업정지 처분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지난 4월 GS건설이 시공한 인천 검단아파트의 지하주차장이 붕괴한 데 따른 것이다. ​

영업정지 기간 10개월 중 8개월은 국토부 장관 직권으로 결정되며 나머지 2개월은 국토부가 서울시에 요청할 예정이다. 최종 처분은 국토부 내 자문기구인 행정처분 심의위원회와 예비처분, 청문절차 등을 거쳐 3~5개월 뒤 확정된다.

영업정지 처분이 최종 확정되면 GS건설은 국내 사업 수주에 제한받게 된다. 영업정지 기간 새로운 사업지를 얻어낼 수 없다.

다만, 건설산업기본법 제14조(영업정지처분 등을 받은 후의 계속 공사)에 따라 처분을 받기 전 도급계약을 체결했거나 기존 인·허가를 받아 착공한 공사는 시공할 수 있다. 이에 현재 공사 중인 전국 83개 현장에 대해서는 계획대로 공사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또, 처분이 내려지더라도 신사업 추진과 해외 수주는 가능하다.

영업정지 처분으로 인한 전망이 엇갈리는 가운데 최근 국내 신용 3사는 GS건설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GS건설의 신용등급 전망을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하향했다. 한국기업평가는 A+(안정적)에서 A+(부정적 검토)로 내렸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GS건설의 주가는 1만4770원에 거래가 마감됐다. GS건설 주가는 지난 7월 7일 장중 1만3700원까지 내리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바 있다. GS건설 주가가 1만3700원으로 떨어진 건 지난 2003년 2월 21일(장중 기준) 이후 20년 만이다.

◆ 너 뭐 하는 회사니? 경쟁력 있어?

GS건설의 사업 부문은 건축·주택 부문, 신사업 부문, 플랜트 부문, 인프라 부문, ECO사업 부문, 기타 부문으로 나뉜다. 매출액 대비 사업 부문별 비중은 2분기 기준 각각 77.79%, 9.46%, 2.26%, 8.33%, 1.37%, 0.79%를 차지했다.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건축·주택 부문은 2002년 출범한 '자이' 브랜드 파워를 기반으로 장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의 가치를 인정받아 왔다.

부동산R114와 한국리서치가 지난해 10월 진행한 '2022년 베스트 아파트 브랜드' 조사에서 GS건설의 '자이'가 1위였다. 2위는 대우건설의 '푸르지오', 3위는 삼성물산의 '래미안', 4위는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였다.

자이는 첨단·고급 이미지를 각인시키며 같은 조사에서 6년간 5번이나 1위 자리를 차지했다.

하지만 올해 조사에서는 고급 아파트 브랜드 순위가 뒤바뀔 가능성이 크다. GS건설의 '자이'가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 이후 브랜드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었기 때문이다.

GS건설이 추락한 자이 브랜드의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 자구책을 마련 중이다.

우선 최근 건축구조팀을 신설하는 등 '품질 최우선' 전략을 꺼냈다.​ 건축구조팀은 건축구조기술사 7명을 포함해 21명 규모로 아파트 구조 부문을 전담한다. 이 팀은 구조계산서 검증 강화로 설계오류를 막고 도서품질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한다. 현장 구조교육과 시공품질 점검도 담당할 예정이다. ​

또한 구조물 공사 동영상 기록관리를 전 시공현장 구조물·매몰공종에 적용하고 있다. 특히 철근공사 부문에는 기록을 집중적으로 관리 중이다.

10개월 영업정지 처분에도 신사업 추진과, 해외 수주는 이어갈 수 있다.

GS건설의​ 주요 신사업은 모듈러주택과 수처리 사업이다. 자회사 GS이니마를 통해 수처리 사업을, 자이가이스트를 통해 모듈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신사업은 매출의 9.5%를 차지했다. 신사업 비중은 2020년 6%, 2021년 8.6%에서 점점 확대되는 추세다.

올 상반기 기준 GS건설의 해외사업 매출은 19.7% 비중을 차지했다. 올 상반기 해외에서 1조185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 자금 여력은 어때?

GS건설은 올 상반기 매출 7조77억원, 영업손실 254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했다.

인천 검단 아파트 재시공에 따라 결산 손실 5500억원이 반영된 탓이다.

차입금도 증가 추세다.

올 상반기 연결 기준 GS건설의 총차입금은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한 5조8892억원을 기록했다. 순차입금은 28.9% 증가한 2조4875억원이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도 244.8을 기록, 지난해 말 216.39% 대비 증가했다.

지난해 창사 이래 최고 수주를 기록한 탓에 수주 잔고는 넉넉한 수준이다.

​GS건설의 상반기 수주잔고는 56조2559억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서 현대건설(63조9846억원) 이어 두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 오너는 누구? 경영자는 누구?

GS건설을 이끄는 임병용 대표이사 부회장이 역대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는 평가다.

임 부회장은 11년간 네 번째 연임에 성공한 건설업계 최장수 임원으로 꼽힌다. 그룹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1962년생인 그는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법학대학원에서 조세법 석사학위를 받았다.

1990년 수원지방검찰청 검사로 일하다 1991년 ​LG그룹에 발을 들인다.

이후 LG그룹 회장실 법률고문실 상임 변호사, LG텔레콤 전략기획부문장, GS홀딩스 부사장, GS경영지원팀장(부사장·사장) 등을 거쳐 2013년 GS건설 경영지원총괄(CFO) 대표이사로 부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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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부회장은 지난 8월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GS건설 본사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인천 검단 아파트 사고로 주주님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깊이 반성하고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사태 수습과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선수 한 마디

GS건설의 10개월 영업정지 처분에 대해 증권가와 신용평가사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권준성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이번 붕괴 사고로 주택 브랜드 ‘자이’의 이미지 실추는 장기적으로 회사의 수주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국토부의 계획대로 회사에 대해 총 10개월의 영업정지 처분이 이루어질 경우, 공공입찰 등을 포함한 추가 수주 활동 제한에 따르는 사업 안정성 저하는 불가피하며, 이에 사업 불확실성이 이전 대비 증가한 상황이다"고 분석했다.

이태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처분까지 상당한 시일이 예상되며 영업정지 처분은 국내 건설 신규 수주 활동에 한정된다"며 "LH 아파트 현장 조사 결과에서 철근 누락이 상당수 발생했던 것과 달리, 인천 검단 현장을 제외한 GS건설의 83개 현장에서 추가 누락 사례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은 GS건설 대한 의심을 해소하고, 자이 브랜드 신뢰도 회복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동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 가장 우려하던 추가적인 전면 재시공 현장은 없어 최대 리스크는 해소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즉각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행정처분 취소소송 등 처분 사항에 관한 소송절차가 개시되면, 영업정지 효력을 유예한다. 이 기간에 기착공 현장의 공사, 기수주 현장의 착공은 정상적으로 가능해 행정처분에 따른 단기 실적 훼손 가능성은 적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