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가운데)이 18일 서울 삼성생명 서초사옥에서 열리는 임시회의에 이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김나경 기자)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이하 준감위)가 18일 삼성그룹의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정경련) 재가입에 관한 결정을 경영진에게 미뤘다. 다만, 전경련의 쇄신안이 정상 작동할지 의문이 든다는 의견을 경영진에 권고했다.

준감위가 18일 서울 삼성생명 서초사옥에서 임시회의를 열고 삼성의 전국경제인연합회 재가입 여부를 의논했다.

이찬희 준감위 위원장은 "현재의 전경련 혁신안은 단순히 선언에 그칠 뿐으로 실천 의지가 있는지 우려스럽다. 이에 경영진에 정경련의 정경유착 행위가 지속될 시 즉시 탈퇴할 것을 권고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사회와 경영진이 전경련의 회계에 대한 투명성 등을 자체적으로 권고해 자유롭고 독립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권고안을 보냈다"며 "정경유착이 준감위 감시하에서는 쉽게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삼성 준감위는 ‘국정농단 사건’ 재판부가 삼성의 내부 준법감시제도 마련 등을 주문해 2020년 2월 설립된 독립조직이다. 현재 이찬희 위원장을 비롯한 외부위원 6명, 내부위원 1명 등 총 7명으로 구성됐다.

준감위의 결정은 삼성을 비롯한 SK·현대자동차·LG 등 4대 그룹의 전국경제인연합(전경련) 재가입의 물꼬를 틀 전망이다.

앞서 삼성을 비롯한 4대 그룹은 2016년 불거진 국정농단 사태에서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자금을 전경련이 기업들에 요청한 사실이 드러나자 전경련에서 잇따라 탈퇴했다.

전경련은 오는 22일 총회를 열어 명칭을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으로 변경하고 산하기관인 한국경젱연구원을 흡수·통합하는 안건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

이어 지난 7월 삼성·SK·현대자동차·LG 등 4대 그룹에 한경협 가입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삼성의 전경련 재가입이 SK·현대자동차·LG 등 다른 4대 그룹의 복귀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달 12일 제주포럼에서 "(전경련 재가입 여부에 대해) 잘 되길 기대하고 도와드릴 수 있는 일은 돕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