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워렌버핏은 '10년 보유할 자신이 없으면 10분도 보유하지 마라'고 말했습니다. 주가가 요동치는 국면에서 매수 버튼을 클릭하기 전 알아야 할 가장 기초적 기업 정보를 <주주경제신문>이 독자들에게 일목요연 제공합니다.
◆ 이 회사, 지금 핫한 이유는
국민주로 불리던 카카오의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는 전날 5만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월 잠시 7만원 선을 넘었지만 이후 하향세를 이어가고 있다.
카카오의 주가는 2021년 한때 17만3000원까지 상승했지만 현재 3분의 1토막 난 상태다. 카카오는 액면분할 이후 개인투자자들이 매수세가 몰리면서 한때 국민주로 불리기도 했다.
현재 시가총액은 22조 5286억원으로 코스피 14위 수준이다. 한때 카카오의 시총은 코스피 3위에 오르기도 했다.
주가 약세는 실적 부진에 창업자 압수수색 등 사법리스크가 겹친 영향이다.
카카오의 영업이익 부진의 주원인은 광고 경기 회복 지연과 AI투자 확대에 따른 손실 증가 때문으로 분석된다.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지난 10일 카카오 김범수 창업자의 개인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 2월 SM 인수를 두고 카카오와 경쟁을 펼쳤던 하이브가 “특정 세력이 에스엠 주가를 끌어올려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는 정황이 있다"며 금감원에 조사를 요청하면서 시작됐다.
금감원 특사경은 이번 시세 조종 의혹을 살펴보며 김 센터장 등 경영진이 관여한 정황을 확인하고 법원에서 영장을 발부받았다.
◆ 너 뭐 하는 회사니? 경쟁력 있어?
[자료=카카오]
카카오는 국내 대표 메신저 카카오톡과 인터넷 포털 사이트 다음(Daum)를 비롯해 모바일·인터넷 기반의 커머스, 모빌리티, 금융, 게임, 음악, 스토리IP를 주축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연결기준 사업 부문은 플랫폼 부문과 콘텐츠 부문으로 구분된다. 지난 1분기 기준 매출 비중은 각각 55.4%, 44.6%를 기록했다.
플랫폼 부문은 톡비즈, 포털비즈, 플랫폼 기타 사업으로 나눠진다.
톡비즈 사업은 비즈보드·카카오톡 채널·이모티콘 등의 광고형과 선물하기·톡스토어·메이커스·카카오프렌즈 온라인 등의 거래형이 포함된다.
포털비즈 사업은 다음, 카카오스토리·스타일·페이지, 기타 자회사 광고가 해당된다.
플랫폼 기타 사업은 카카오모빌리티·페이·엔터프라이즈, 블록체인, 기타연결종속회사 및 카카오프렌즈 기타 등을 영위하고 있다.
콘텐츠사업은 게임, 뮤직, 스토리, 미디어로 구분된다.
게임 사업은 PC와 모바일을 넘나들며 채널링과 퍼블리싱에 이어 개발영역까지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뮤직 사업은 음악플랫폼 멜론과 음원·음반 유통 부문이 포함된다. 이번 분기부터 3월 인수한 SM엔터테인먼트의 실적도 포함됐다.
스토리 사업은 경쟁력 있는 스토리 IP를 발굴하고 국내를 비롯한 글로벌 무대에서 이용자 저변을 빠르게 키워가고 있는 중이다.
미디어 사업은 아티스트 IP를 활용한 매니지먼트 사업 및 영상 콘텐츠 제작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카카오는 신규 사업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를 통해 B2B 영역에서의 행보를 본격화할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카카오 i 클라우드 중심으로 안정적인 수익 창출 기반을 확보할 예정이다.
또한 '카카오브레인'을 통해 각 사업영역에 AI 기술을 접목하고 있다. 아울러 디지털헬스케어 사업의 본격화를 위해 지난해 4월 '카카오헬스케어'를 출범하고 조직구성을 완료했다.
◆ 자금 여력은 어때?
카카오의 수익성이 지속 떨어지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2조425억원, 영업이익 113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2.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4% 감소했다.
SM엔터테인먼트 실적이 처음으로 반영된 영향으로 분기 매출 첫 2조원 대를 기록했다.
매출이 증가하는데 반해 수익성을 쪼그라들고 있다. 카카오의 영업이익률은 2021년 9.69%, 2022년 8.17%, 올해 1분기 4.09%를 기록해 점점 낮아지는 추세다.
카카오 측은 "인공지능(AI) 관련 인프라 투자, 데이터센터 다중화, 연결 회사 편입 등의 영향으로 영업비용이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카카오의 재무 안정성은 좋은 편이다.
지난 1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67.21%를 기록했다. 부채비율은 통상 200% 미만을 안정적이라고 본다.
유동비율은 145.27%를 기록해 안정적이라고 보는 200%에 못미쳤다.
◆ 오너는 누구? 경영자는 누구?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 [사진=카카오]
카카오의 창업자 김범수는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을 맡고 있다.
김 센터장은 1966년 서울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산업공학 석사학위를 마쳤다.
1992년 삼성SDS에 입사해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GIO)과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각자 대표이사를 이 회사에서 만났다.
김 센터장의 창업 이력은 화려하다.
PC방 사업으로 돈을 모아 게임 회사 '한게임'을 세우고 1년 6개월 만에 회원 1000만명을 모았다.
한게임을 이해진 GIO가 이끌던 네이버컴과 합병해 NHN을 만들었다.
이후 회사를 나와 미국으로 떠났으며, 몇 차례 창업했지만 성과를 얻지 못했다.
미국에서 귀국 후 모바일메신저 카카오톡을 내놓았다. 카카오톡으로 회사를 성장시켜 국내 2위 포털업체 다음커뮤니케이션과 합병했다. 합병 1년 뒤 회사 이름을 카카오로 바꿨다.
◆ 숨겨진 리스크를 체크하자
카카오는 회사 안팎으로 위기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문어발식 사업확장 논란에 이어 카카오페이 경영진의 먹튀 논란,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등 부정적인 이슈가 이어지면서 이미지 쇄신이 필요한 상태다.
김 센터장에 대한 압수수색이 카카오 지배구조 및 SM 경영권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오너리스크가 확대될 경우 기업 가치가 크게 훼손되고, 카카오의 성장 동력이 꺾일 것일 수 있다.
설상가상 국내 1위 MAU(월간 실사용자 수) 자리를 외국계 플랫폼에 내주게 생겼다.
모바일 빅데이터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MAU는 4155만8838명으로 1위를 기록했지만, 2위인 구글의 유튜브(4115만7718명)와의 차이는 불과 40만1120명에 그쳤다.
월간 기준 두 플랫폼의 MAU 차이가 100만명 아래로 좁혀진 것은 지난달이 처음이다. 이런 추세라면 연내에 유튜브가 카카오톡을 추월할 가능성이 높다.
◆ 선수 한 마디
지난 1분기 기준 카카오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77.27배 주가순자산비율(PBR) 2.08배 수준이다.
SM 연결 편입 외엔 성장성의 한계가 보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석오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별도 기준 매출 성장 부족으로 이익률 훼손이 지속되고 있고, 해외 진출을 비롯해 새로운 플랫폼·서비스 없이는 광고·커머스 부문의 성장이 힘들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AI등 신사업을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AI 서비스는 광고 비즈니스 모델을 고도화하거나 챗봇(KoGPT) 등 다양한 형태로 준비중에 있으나, 현재 구체적인 서비스 형태나 출시 시점은 불투명하기 때문에 향후 서비스 가시화에 따라 그 기대감이 주가에도 반영될 수 있을 것이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