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워렌버핏은 '10년 보유할 자신이 없으면 10분도 보유하지 마라'고 말했습니다. 주가가 요동치는 국면에서 매수 버튼을 클릭하기 전 알아야 할 가장 기초적 기업 정보를 <주주경제신문>이 독자들에게 일목요연 제공합니다.

◆ 이 회사, 지금 핫한 이유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31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5.89% 상승한 12만2200원에 거래가 마감됐다. 지난 27일에는 52주 최고가인 15만10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 27일 호주 육군의 신형 장갑차 도입 사업인 '랜드(LAND) 400'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는 소식에 주가가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총규모는 레드백 129대로 회사는 구체적인 금액 및 일정에 대해 밝히지 않았지만 100억호주달러(약 9조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 사업을 위해 5여 년을 공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언론에 따르면 독일 방산 업체 라인메탈과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레드백의 입찰가가 더 높았지만, 성능 면에서 라인메탈의 '링스'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수주로 그동안 자주포(K-9)에 집중됐던 한화의 방산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했다고 평가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시가총액은 6조 1870억원으로 코스피 60위를 기록했다.

◆ 너 뭐 하는 회사니? 경쟁력 있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항공엔진, 방산, 시큐리티, IT 서비스, 항공우주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올 1분기 매출 기준 방산 부문이 55.85%, 시큐리티 부문이 21.65%, 항공엔진 부문이 20.43%, IT서비스 부문이 7.26% 비중을 차지했다.

방산 부문의 주력 제품은 자주포, 장갑차 등이다. 핵심 제품인 K9 자주포는 글로벌 시장에서 45%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폴란드와 약 8조원 규모의 K9 자주포 및 천무 수출 계약을 체결했으며, UAE 및 이집트와 수출 계약을 추가로 체결했다.

K9 자주포의 경우 2025년까지 루마니아, 인도, 핀란드, 베트남 영국 등지에서 추가 수출 가능성이 기대되고 있다.

레드백의 경우 폴란드에서 도입 논의 초기 단계이며, 루마니아는 2031년까지 약 3조 6000억 규모 IFV 264대 도입 계획 중인 가운데 레드백도 물망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브라질은 2040년까지 최대 78 대의 IFV 도입 검토 중인 가운데 영국, 이스라엘, 중국 업체와 함께 레드백도 후보군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2022년 말 기준 지상 방산의 수주잔고는 20조원 규모로 2021년 말 대비 수주잔고가 약 4배 증가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한화디펜스와 한화방산을 합병해 통합사를 구축했다. 항공우주·방산 수직 계열화로 매출 규모가 증가하고 인력 재배치로 효율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지난해 9월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해 항공, 지상, 해상을 아우르는 국내 최대 규모의 방산 업체로 성장이 기대된다.

◆ 자금 여력은 어때?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올 2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크게 하회했다.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6% 오른 1조7981억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6.4% 감소한 83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진행된 그룹사 재편 이슈를 고려하면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 영업 이익은 5% 감소한 수치다.

시장 기대치를 하회한 주요 요인은 폴란드 수출 물량의 부재로 고정비 부담이 증가했고, 신규 인력 채용의 확대 및 자체 진행하고 있는 개발 사업에서 경상 개발비가 반영된 영향으로 파악된다.

영업 외에서 한화오션의 지분 가치 상승에 따른 일회성 평가 이익이 약 3000억 원 발생해 순이익은 3085억원을 달성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재무 상태는 다소 불안정하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286.29%를 기록해 전년 180.95% 대비 100% 넘게 증가했다.

1년 안에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재산을 나타내는 유동비율도 103.86%를 기록해 전년 대비 41.26% 감소했다.

​지난해 사업 투자, 군수 사업 충당금, 연말 성과급 등 일회용 비용이 늘어난 가운데 대우조선해양 인수자금 1조원을 부담하면서 재무 부담이 가중된 것으로 분석된다.

◆ 오너는 누구? 경영자는 누구?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손재일 대표이사 사장이 이끌고 있다.

손 사장은 1965년 생으로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91년 한국화약에 입사한 후 한화화약부문 상무, 한화테크윈 방산 사업본부장 전무, 한화지상방산 대표이사를 거쳐 한화디펜스 대표이사 등을 맡으며 방산 분야 전문가로 자리 잡았다.

올해 한국우주기술진흥협회(KASP) 총회에서 손 사장이 신임 협회장으로 선출되기도 했다. 임기는 3년으로 2026년까지 협회장직을 수행할 예정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수주 성과에 대해 유럽을 중심으로 판로를 개척하는 손 사장의 리더십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손 사장은 방산뿐만 아니라 우주, 도심항공모빌리티(UAM)까지 사업 영역을 넓혀 2030년까지 매출 40조원, 영업이익 5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 숨겨진 리스크를 체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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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호주 육군의 신형 장갑차 도입 사업에서 성과를 거뒀지만, 향후 K 방산의 수출을 마냥 낙관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독일과 미국 등 기존 방산 강자들의 견제가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수주전에서 독일은 절충교역의 일환으로 호주 내 투자 확대를 비롯한 여러 인센티브를 제시하는 등 정부 차원에서 방산 수출 세일즈에 나선 바 있다. ​

◆ 선수 한 마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주가이익비율(PER)은 10.83배(동일업종 18.66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92배 수준이다.

이한결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4분기부터 K9 자주포 및 천무 추가 인도가 시작됨에 따라 2025년까지 실적 성장세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 외에도 추가 수출을 위해 루마니아, 인도, 영국, 호주 등 여러 국가와 논의를 진행 중이다. 누리호 후속 사업 및 차세대 발사체 개발 계약 수주 기대감 등 풍부한 우주 관련 모멘텀도 긍정적인 요소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