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워렌버핏은 '10년 보유할 자신이 없으면 10분도 보유하지 마라'고 말했습니다. 주가가 요동치는 국면에서 매수 버튼을 클릭하기 전 알아야 할 가장 기초적 기업 정보를 <주주경제신문>이 독자들에게 일목요연 제공합니다.

◆ 이 회사, 지금 핫한 이유는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가 하락세에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53만8000원에 거래가 마감됐다. 지난달 기록했던 61만4000원 대비 12% 넘게 주가가 하락했다.

LG화학이 LG에너지솔루션 주식으로 전환 가능한 교환사채(EB)​ 발행을 결정하면서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EB는 회사채의 한 종류로 발행기업이 보유한 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사채다. ​이번 EB는 두 차례에 걸쳐 각각 1조2900억원 규모로 발행되며 5년물과 7년물의 만기를 갖고 있다. 이자율은 5년물 0.75~1.25%, 7년물 1.35~1.85% 수준이다.

내년 8월 28일부터 2028년 7월까지 LG에너지솔루션 보통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다. 교환가액은 68만7500원, 71만5000원이다.

EB 발행은 LG에너지솔루션의 유통주식 수에 영향을 미친다. 만약 ​EB가 현재의 교환가액으로 전액 주식으로 교환될 경우 총 369만4824주가 추가 상장된다. LG에너지솔루션 발행 주식 총수의 1.57% 수준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2분기 실적도 컨센서스(추정치)를 하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올 2분기 매출 8조8289억원, 영업이익 701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투자증권은 "계절적 비수기임을 감안해도 P(가격), Q(출하량) 모두 예상 대비 부진한 흐름이다. 2분기 배터리 셀 판가는 지난 1분기 주요 원재료(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등) 가격 하락분이 연동 반영되면서 원형전지 중심으로 3~4%가량 인하될 것으로 추측된다"고 분석했다.

◆ 너 뭐 하는 회사니? 경쟁력 있어?

LG에너지솔루션은 에너지솔루션 단일 사업 부문으로 구성돼 있으며, 전기차(​EV), 전기저장설비(ESS), IT기기, 전동공구, 전기이동수단(LEV) 등에 적용되는 전지 관련 제품의 연구·개발·제조·판매하고 있다. ​

EV용 배터리는 경쟁사 대비 앞선 개발과 공급 및 높은 에너지 밀도, 장수명 등 제품 경쟁력을 기반으로 글로벌 자동차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대부분을 고객으로 확보했다.

ESS용 전지는 앞선 배터리 기술 기반 하에 기존 제품보다 안정성 및 성능이 강화된 제품으로 해외시장 중심으로 공략해 나가고 있다.

소형전지는 고용량ㆍ고출력ㆍ초슬림의 강점을 갖고 있으며, 형태가 자유로운 프리폼 배터리까지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

국내 오창, 중국 남경, 미국 미시간, 폴란드 브로츠와프 등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국내 이차전지 제조사 중 가장 큰 생산능력을 가지고 있다. 연간 생산능력(CAPA)은 지난해 197기가와트시(GWh)에서 올해 말까지 296GWh로 늘릴 계획이다. 중국, 미국, 폴란드 등 해외 각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증설 중이다. 신규 공장 조기 정상화와 생산성 관리에 성공할 경우 실적 개선 효과가 가장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ESS는 전기차용 배터리와 함께 성장이 동반된다. LG에너지솔루션의 ​분기별 ESS 매출액은 22년 1분기 2000억원→22년 3분기 5500억원 →23년 1분기 7000억원으로 우상향하고 있다. 미국에 별도의 ESS 공장을 준비 중이며,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고객사들과의 협업도 늘고 있는 추세다.

LG에너지솔루션의 수주잔고는 지난 1분기 기준 ​385조원이었다. 현대자동차그룹과 미국에 합작사(JV)를 설립(약 30GWh 추정)하기로 발표한 가운데 8년 계약을 가정하면 30~40조원의 수주 잔고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투자증권은 "포드·도요타와 추가 JV를 계획하고 있으며, 기존 핵심 고객사였던 VW·르노 등은 아직 구체적 계획을 밝히지 않았기에 향후 협업 가능성도 높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세액공제 혜택도 가시화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받는 세액공제 혜택은 1분기와 1003억원, 2분기 1109억원에 달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에서 생산거점 확보와 증설에 가장 앞서 있기 때문에 앞으로 누리게 될 세제 혜택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

◆ 자금 여력은 어때?

◆ 오너는 누구? 경영자는 누구?

LG에너지솔루션은 권영수 대표이사 부회장이 이끌고 있다.

1957년 생으로,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카이스트(한국과학기술원)에서 산업공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권 부회장은 43년간 LG그룹에서 전자·디스플레이·화학·통신 등 주력 사업을 두루 경험한 정통 'LG맨'이다.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으로 재무적 역량과 사업적 감각을 모두 갖춘 경영인으로 평가받는다.

만 39세에 임원에 올라 LG그룹에서 가장 승진이 빠른 전문경영인 가운데 한 명으로 손꼽힌다.

2012년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을 맡아 전기차 등에 사용되는 중대형 배터리를 시장 1위에 올려놓는 성과를 만든다. 구본무 LG 명예회장은 2012년 LG그룹의 정기 임원인사를 앞두고 권 부회장을 따로 불러 "배터리 사업도 액정표시장치(LCD)처럼 세계 최고로 키워 달라"는 특명을 내린 바 있다.

​2021년에는 LG에너지솔루션의 대표를 맡아 LG화학에서부터 인연을 맺었던 배터리 사업을 다시 맡게 된다. 기업공개(IPO)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에 들어간 미국을 제1의 미래 생산거점으로 삼고 집중하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 숨겨진 리스크를 체크하자

중국 이차전지 업체들의 미국 시장 진출 본격화가 리스크로 꼽힌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CATL, 고션(Gotion), 캡켐(Capchem) 등 중국 이차전지 셀, 소재 업체들의 미국 시장 진출 본격화되고 있다.

바이든 정부는 미국을 재건한다는 대선공약을 위해 올해부터 IRA 법안을 시행했다. IRA 법안에 따르면 전기차의 핵심인 배터리 부품 및 광물 규정 조건들을 충족할 경우 전기차 구매 시 미국 정부가 대당 최대 7500달러까지 보조금을 지급한다.

시장은 미-중 갈등 상황 속에 IRA 법안 내 우려 외국 집단에 속할 가능성이 높은 중국 업체들의 미국 시장 진출에 제재가 가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국내 이차전지 업종의 수혜가 전망됐다.

하이투자증권은 "당초 예상과는 달리 미국 시장 진입이 완전히 차단될 것으로 보았던 중국 업체들의 미국 시장 진출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점은 국내 이차전지 업종 주가에 부여되어 왔던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이 축소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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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수 한 마디

LG에너지솔루션의 지난 1분기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120.90배(동일업종​ 61.48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6.41배다. ​​

박형우 SK증권 연구원은 "JV와 장기공급, 가격 계약 협상 우위, 국가 차원의 보조금은 전통적인 IT에서는 경험해 보지 못한 사례들이다"며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은 존재하나 주가 변동성이 발생하는 구간에서 저점과 반등 논리에 대해 고민이 필요한 산업 내 1등 기업이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