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워렌버핏은 '10년 보유할 자신이 없으면 10분도 보유하지 마라'고 말했습니다. 주가가 요동치는 국면에서 매수 버튼을 클릭하기 전 알아야 할 가장 기초적 기업 정보를 <주주경제신문>이 독자들에게 일목요연 제공합니다.
◆ 이 회사, 지금 핫한 이유는
한화그룹의 새 식구가 된 한화오션의 주가가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이날 4만1950원에 거래가 마감됐다. 한화에 편입된 지난 5월을 기점으로 주가가 70% 넘게 상승했다.
시가총액은 9조870억원 수준으로, HD한국조선해양(8조5919억원)을 추월했다.
한화오션은 지난 5월 23일 50여년을 유지한 '대우조선해양(DSME)' 사명을 버리고 '한화오션(Hanwha Ocean)'으로 새롭게 출범했다.
2분기 적자 규모 축소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한화오션은 지난 1분기까지 10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올 2분기 영업손실 181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작년 4분기 -4161억원, 지난 1분기 -628억원에 이어 대폭 축소된 금액이다.
최근 국내 최초로 수상함 2척을 동시에 건조할 수 있는 실내 탑재 공장 신설을 검토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화오션이 대규모 투자를 진행한 건 10여년 만이다.
◆ 너 뭐 하는 회사니? 경쟁력 있어?
한화오션의 사업 부문은 상선과 해양·특수선 분야로 나눠진다. 지난 1분기 기준 매출 비중은 각각 76.1%, 22.6%를 차지했다.
상선 사업 부문은 LNG운반선과 LPG운반선, 컨테이너선 등을 건조하고 있다.
LNG운반선은 독자적으로 개발한 'LNG연료시스템 (FGSS)'과 '천연가스 재액화 장치(PRS)' 등 LNG관련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세계 수준 경쟁력을 보유중이다.
LNG운반선은 액화된 천연가스를 운반하기 위해 온도를 극저온으로 유지하고 기체로 소실되는 양을 최소화해야 하는 만큼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선박 중에서도 고부가 가치 선박으로 분류된다.
컨테이너선의 경우 20피트 컨테이너 2만3000개를 11단까지 적재·운항이 가능한 초대형 컨테이너선 건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해양 및 특수선 부문은 FPSO·FLNG, 드릴십, 잠수함 등을 건조한다.
한화오션은 특히 잠수함 부문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사업자 선정 단계에 있는 캐나다 잠수함 및 폴란드 잠수함 수주에 있어 우위에 있다고 보인다.
한화그룹의 한화임팩트는 글로벌 대형엔진 업체인 HSD엔진을 인수할 예정이다. 인수는 올 하반기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엔진은 선박에 들어가는 기자재 중 가장 큰 비중(10%)을 차지하는 부품이다. 지금까지 HD현대중공업이 자체 엔진사업부를 갖고 있어 강점을 가졌다. 한화그룹 내 조선업 수직계열화가 이뤄지면서 사업적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화오션은 지난 5월 임시 주총에서 정관을 변경하고 사업목적에 해운업, 해상화물운송사업, 선박대여업, 용선 사업을 추가했다. 사측은 아직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았으나 한화오션이 단순 조선소에서 벗어나 본격 종합해양사 및 방산업체로 거듭나는 청사진을 구상 중인 것으로 보인다.
◆ 자금 여력은 어때?
한화오션의 지난 1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1858%에 달했다.
하지만 한화그룹이 경영권을 인수하며 투입한 2조원의 증자 대금이 유입된 이후부터 한화오션의 재무 안전성은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한화오션의 자본총계가 5211억원에서 2조5211억원으로 증가하면서 부채비율은 459.7%로 감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차입금의존도는 25.5%에서 21.8%로, 순차입금도 2조4472억원에서 4253억원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 오너는 누구? 경영자는 누구?
권혁웅 부회장은 지난 5월 한화오션의 대표이사로 부임했다.
권 부회장은 1961년생으로 한양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 화학공학 석·박사과정을 마쳤다.
그룹 내 정유·석유화학·에너지 전문가로 알려져 왔다. 한화석유화학 상무, 한화에너지 대표이사, ㈜한화 경영기획실 인력팀장·부사장·사장, 한화토탈 대표이사, 한화종합화학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다.
2020년에는 ㈜한화 지원 부문 총괄을 맡아 한화그룹의 미래 신사업 발굴 및 회사 간 시너지를 높이는 데 주력해 왔다.
한화오션은 "한화그룹 내 다양한 사업에서 임원 및 대표이사를 역임한 전문 경영인으로서 대우조선해양 인수 전반을 총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의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인사"라며 "특히 화학공학 박사로서 향후 선박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그린에너지 분야(LNG, 수소, 암모니아)에서 사업 기회 확대를 주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9월 대우조선해양 인수 발표 이후 인수팀을 직접 이끌었으며, 한화오션의 경영정상화를 이끌 예정이다.
◆ 숨겨진 리스크를 체크하자
충당금 인식 및 비용이 상승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분쟁으로 러시아 수출선박 대금을 기한 내 받지 못했다. 이에 따라 고객사에 계약 해지를 통보했으나 최근 선주가 계약 이행 및 손해 배상에 관한 1조1500억원 규모 중재를 제기했다. 최악의 경우 기 수령한 선수금 약 2000억원 규모의 소송 충당금을 쌓아야 할 가능성이 있다.
또, 한화그룹으로 편입되면서 최대 1000만원 규모 임직원 임금 인상 가능성이 있다. 비용 증가분을 일시적 충당금 인식 또는 향후 실적에 분기별로 나누어 반영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증권업계는 실적에 악영향 예상되지만, 일회성이라는 점에서 기업 펀더멘털(기초체력)을 흔들 요인은 아니라고 내다봤다.
현재 한화오션 노조는 기본급 인상·정년 연장·유급 휴가 제공 등을 요구하며 사측과 대립 중이다. 한화오션 노조는 사측에 기본급 18만4900원 인상을 비롯해 대우조선해양 시절 하청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손해배상 청구를 취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사가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고 노조의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일손이 부족한 상황에서 선박 건조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전환사채 및 증자로 인한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우려도 존재한다.
한화그룹의 3자 유상증자와 수출입은행 상대 추가 유상증자로 한화오션의 발행주식수는 1억주에서 2억1000주로 증가했다. 유상증자 후 최대주주인 한화그룹이 48.2% 지분을 보유하게 됐고, 이어 산업은행이 27.5%, 수출입은행이 2.4% 지분을 보유 중이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지분은 언제든지 시장에 출회할 수 있는 오버행 물량으로 파악된다.
◆ 선수 한 마디
이동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021~22년 각가 108억달러, 105억달러 수주로 잔고는 303억달러까지 증가했다. 3.5년 치 물량이며 곳간이 채워져 선가 협상에서 여전히 우위에 있다"며 "사외 단가를 인상하고 외국인 인력을 늘려 실적도 우상향이 담보돼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한화그룹 편입 이후 에너지, 방산 측면 등에서 다양한 사업확장 가능성이 있으며 HSD엔진 인수 완료 시 향후 신기술 개발 협력 등으로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