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워렌버핏은 '10년 보유할 자신이 없으면 10분도 보유하지 마라'고 말했습니다. 주가가 요동치는 국면에서 매수 버튼을 클릭하기 전 알아야 할 가장 기초적 기업 정보를 <주주경제신문>이 독자들에게 일목요연 제공합니다.
◆ 이 회사, 지금 핫한 이유는
국내 대표 철강주 현대제철의 주가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전날 3만4350원에 거래가 마감됐다. 올 초 대비 20% 가량 주가가 상승했지만, 경쟁사인 포스코홀딩스의 주가 흐름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포스코홀딩스는 이날 올 초 대비 50% 넘게 상승한 주가인 40만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현대제철의 주가 흐름이 지지부진한 이유는 철강 수요 회복이 예상보다 더딘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올 초 중국 리오프닝 효과로 현지 건설 활동이 재개돼 철강 수요가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였으나, 중국 정부는 아직 별다른 경기 부양 정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국내 부동산 시장 또한 건설 착공이 감소해 좋지 못한 상황이다.
이에 반해 포스코홀딩스는 2차전지 관련주로 체질 개선에 성공하면서 연일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영향과 더불어 전기차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배터리 투자 열풍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리튬·니켈 등 핵심 원자재 사업 강화에 나서고 있는 포스코홀딩스의 성장 동력이 주목받고 있다.
현대제철 또한 수소사업 등 미래 먹거리 육성에 나서고 있지만, 기업가치에 반영되기에 무리라는 평가다.
◆ 너 뭐 하는 회사니? 경쟁력 있어?
현대제철의 사업부는 고로, 전기로, 모빌리티소재사업부로 나눠진다.
고로 사업부는 열연, 냉연, 후판 등의 제품을 생산한다. 고로에서 생산되는 판재류 제품의 수요산업은 자동차, 조선 등이다.
전기로 사업부는 철근, 일반형강, H형강, 특수강 등을 제작하고 있다. 전기로에서 생산되는 봉형강 제품은 건설산업에서 주로 사용된다.
모빌리티소재 사업부는 강관 및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사업부다. 최근 전기차 생산 확대로 핫스탬핑 등 차량 경량화 소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 비중으로는 철강 품목 중 판재류(고로)가 59%, 봉형강(전기로)이 31.6%를 차지했다.
국내 시장점유율은 봉형강이 39.%, 판재가 25.7% 수준이다.
현대제철은 최근 현대자동차 그룹과 수소사업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수소차 보급증가에 맞춰 수소·연료전지 금속분리판 생산을 확대하고, 수소생산 설비를 기반으로 한 연료전지 발전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 자금 여력은 어때?
현대제철의 실적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6조3891억원, 영업이익 333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5%, 52.1% 감소한 수치다.
다만 전 분기 대비는 실적이 개선됐다. 매출이 6.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매출은 조업 정상화로 제품 생산량과 판매량이 늘었고, 영업이익은 파업 및 태풍 피해 복구 비용 등 일회성 비용이 소멸되면서 흑자전환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제철의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6조9141억원, 36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3%, 55.3%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부채비율은 올 1분기 90.4%를 기록해 전 분기 92.4% 대비 개선됐다. 차입금 의존도는 같은 기간 33.7%를 기록해 전 분기(33.5%)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 오너는 누구? 경영자는 누구?
현대제철은 안동일 대표이사 사장이 이끌고 있다.
1959년생으로 부산대학교 생산기계공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캐나다 맥길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안 사장은 제철설비 분야 전문가로 포스코에서 35년간 근무한 이력을 갖고 있다.
1984년 포항종합제철(현 포스코)에 입사해 포항제철소 설비기술부 부장, 포스코 건설 상무, 광양제철소 설비담당 부소장, 포스코 기술위원, 광양제철소 소장, 포항제철소 소장 등을 역임했다.
2019년 현대제철 생산기술부문 사장으로 자리를 옮겨 2020년 대표이사직을 맡았다.
안 사장은 실적 개선과 더불어 탈탄소 과제도 해결해야 한다.
안 사장은 지난 10일 창립 70주년 기념사에서 "탄소중립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신성장 동력 확보와 지속 가능한 친환경 철강사로 나아가기 위해 현대제철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 선수 한 마디
현대제철은 실적, 신사업 매력도 측면에서 포스코홀딩스에 비해 뒤처지는 가운데 주주환원 측면에서도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기준 주당 1000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배당수익률은 3.27%, 배당성향은 13% 수준이다. 포스코홀딩스는 같은 기간 배당수익률 4.34%, 배당성향 29%를 기록했다.
다만 현시점에서 저평가 매력도는 부각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태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철강경기 회복 지연, 봉형강 중기 수요 우려로 인해 동사의 밸류에이션은 PER 5.4배, PBR 0.2배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라며 "여전히 중국 정책 효과에 대한 불확실성은 있지만, 최근 기대감이 반영되어 중국 철강가격 및 원재료 가격 반등이 관측되고 있다. 시황 반전 구간에서 가장 부담 없이 매수할 수 있는 철강 종목이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