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워렌버핏은 '10년 보유할 자신이 없으면 10분도 보유하지 마라'고 말했습니다. 주가가 요동치는 국면에서 매수 버튼을 클릭하기 전 알아야 할 가장 기초적 기업 정보를 <주주경제신문>이 독자들에게 일목요연 제공합니다.
◆ 이 회사, 지금 핫한 이유는
LG전자의 주가가 반년 만에 50% 넘게 상승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전자는 이날 12만5600원에 거래를 마감됐다. 지난 1월 8만3500원 대비 50% 넘게 오른 수치다. 지난 5일에는 52주 신고가인 12만89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자동차 전장부품(VS) 사업부의 성과가 주가 상승에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VS 사업부는 올 1분기 매출 2조3865억원, 영업이익 540억원을 기록해 4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본업인 가전(H&A) 사업부 또한 삼성전자의 TV·가전 부문(1분기 영업이익 1900억원)을 압도하는 성적을 거뒀다.
H&A사업부는 지난 1분기 매출액 8조218억원, 영업이익 1조18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6%, 7.1% 상승했다.
특히 H&A사업부의 1분기 영업이익률은 12.7%를 기록해 지난해 5.6% 대비 두 배 이상 올랐다. 물류비 감소와 원재료 가격 하락에 따른 비용 감소 효과로 이익률이 크게 상승했다.
LG전자의 시가총액은 20조 5869억원으로 코스피 16위 수준이다.
◆ 너 뭐 하는 회사니? 경쟁력 있어?
LG전자의 사업 부문은 크게 가전 사업인 H&A, TV 사업인 HE, 자동차 전장부품 사업인 VS 부문으로 나눠진다.
올해 1분기 기준 매출 비중은 각각 39.3%, 16.5%, 11.7%를 차지했다.
최근 가전과 TV 업황 모두 호황이라고 하기 어려운 상황인데 본업인 H&A, HE 부문이 올 1분기 견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프리미엄 시장 내 입지를 통한 경쟁력에서 창출된 것으로 불황을 자력으로 극복한 양질의 실적이라는 평가다.
VS 부문은 수주잔고 규모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21년 60조원에서 2022년 80조원 수준까지 급증했다.
VS 부문에서는 마그나 조인트벤처(JV가) 성장성에 가장 크게 기여하고 있다. 마그나 JV는 캐나다의 자동차 부품업체 마그나(Magna)사와 설립한 합작법인으로 실적 비중이 15%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마그나 JV는 전기차용 파워트레인을 공급하고 있는데, 미국 자동차 3사(GM, 포드, 스텔란티스)를 모두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미국 전기차 시장이 성장하면서 LG전자의 마그나 JV가 크게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마그나 JV의 실적 기여는 2025년에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2조원 미만의 매출이 예상되지만 향후 5년간 연평균 20%씩 증가해 VS 사업부를 넘어 LG전자 전체 매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자금 여력은 어때?
◆ 오너는 누구? 경영자는 누구?
LG전자는 조주완 대표이사 사장이 이끌고 있다.
조 사장은 1962년생으로, 부산대학교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과정을 마쳤다.
LG전자의 전신인 금성사에 1987년 입사해 35년간 재직 중이다. 재직 기간의 절반 이상을 미국, 독일, 호주 등 해외 주요 시장에서 경험을 쌓았다.
LG전자 DA사업본부 해외사업전략그룹장 부장, LG전자 캐나다법인장 상무, LG전자 호주법인장, 미국법인장, 북미지역대표 겸 법인장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이후 LG전자 최고전략책임자(CSO) 부사장을 거쳐 2021년 LG전자 사장을 맡았다.
조 사장은 올 상반기에만 총 12개국을 방문하는 등 글로벌 현장경영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1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시를 방문했으며, 지난 6일에는 인도의 뉴델리 판매법인과 노이다에 위치한 연구개발(R&D)센터, 가전 생산라인을 방문했다.
조 사장의 현장경영 배경에는 LG전자가 인도와 중동 지역 시장 선점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업황이 침체된 가운데 세계 인구 1위 인도와 프리미엄 가전의 성지라 불리는 중동 시장 등이 신흥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 선수 한 마디
올해 1분기 기준 LG전자의 주가수익비율(PER)은 51.5배로 동일업종 PER 87.21배보다 낮은 수준이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14배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LG전자의 현재 PBR은 VS 사업부 가치가 반영되었다고 보기 어려운 밸류에이션이다"며 "VS 사업부의 가치 반영에 필요한 선제 조건인 본업의 실적이 양호하고, 이차전지로 인해 전기차 모멘텀이 부각되는 이 시점이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가능한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한다. VS 사업부 내에서도 향후 외형 성장 가시성과 수익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것으로 기대되는 마그나 JV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LG전자는 B2C 위주에서 B2B 기업으로 변모해 가고 있다"며 "이르면 2025년부터 자동차부품이 매출액 규모에서 가전에 이은 2대 사업부로 자리 잡을 것이다. 가전은 전략적으로 B2B 가전, 스마트 가전, 업그레이드 가전을 지향하고 있다. TV의 플랫폼 사업도 B2B 영역이다. 로봇은 서비스로봇의 종합 솔루션 사업자가 되고자 한다. 소비자 가전 및 TV 업체라는 고정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LG전자의 2분기 실적은 소폭 하락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키움증권은 LG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조정치를 9621억원으로 소폭 하향 조정했다.
김 연구원은 "물류비 등 우호적인 비용 구조가 지속되겠지만, 가전과 정보기술(IT) 제품 수요가 여전히 미흡해 보인다"며 "자동차 부품의 매출은 예상보다 호조를 기록하겠지만, 신규 멕시코 공장의 본격 가동을 앞두고 일시적으로 운영 비용이 증가하는 구간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