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패싱' 최정우 회장, 포스코 지배구조 손댄다

지주사 정기주총서 지배구조TF 발족 입장 밝혀
정부·정치권 퇴임 압박 의식한듯
본점 포항 이전, 사내이사 선임 등 원안 통과

박소연 승인 2023.03.17 18:06 의견 0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주주총회에서 밝힌 '선진지배구조 테스크포스(TF)'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17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상정된 안건은 모두 통과됐다. 주요 안건은 △본점소재지 변경의 건 △기말 배당기준일 변경의건 △사내이사 선임의건 △기타비상무이사 선임의 건 △사외이사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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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점 소재지 변경의 건은 포스코그룹의 지주회사를 포항에 둬야 한다는 포항 시민단체들의 요구에 따른 것이다. ​원안대로 통과됨에 따라 포스코홀딩스는 곧바로 서울에서 경북 포항으로 주소이전 절차를 진행하게 됐다.

기말 배당기준일 변경의 건도 통과됐다. 이에 따라 2023년 회계연도 결산 배당부터 기준일을 정하고 기준일의 2주 전에 기준일을 공시하게 된다. 투자자들은 배당 규모와 배당 날짜를 확인 후 투자를 결정할 수 있다. ​

신임 사외이사로는 김준기 연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신임 사내이사로는 정기섭 전략기획총괄(CSO, 사장)과 김지용 미래기술연구원장(부사장)을 선임했다.

​​유병옥 친환경미래소재팀장(부사장)은 사내이사로, 김학동 포스코 대표이사(부회장)는 기타비상무이사로 재선임했다.​

이 밖에 2022년 재무제표 승인, 이사 보수한도 100억원 등 안건도 통과됐다.

◆ 선진지배구조TF 발족... 그 배경은?

이날 주총에서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선진지배구조TF'를 발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은 "글로벌 선진 사례와 비교해 포스코그룹의 지배구조를 보완할 점이 있다면 이를 적극 반영하고 국내외 모범이 되는 지배구조를 갖춘 대표적인 회사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소유 분산 기업에 대한 정부의 혁신 압박이 지속되는 가운데 포스코그룹이 이를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월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셀프 연임' 등 소유분산기업의 지배구조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

소유분산기업은 과거 정부 소유였지만 현재는 민영화된 기업으로 KT, 포스코 등의 기업이 해당한다.

최 회장의 거취에 압박이 가해지고 있는 가운데, '포스코 패싱'도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윤 대통령이 방일 중인 가운데 17일 오후 도쿄에서 열린 '한일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최 회장은 초청받지 못했다. 포스코그룹은 재계 서열 6위에 해당한다.

앞서 윤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UAE)·스위스를 순방할 당시 기업인 100여 명이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했지만, 최 회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올해 초 열린 경제계 신년 인사회에도 불참했다.

포스코홀딩스 주총을 하루 앞두고 세무조사가 시작된 점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포스코 전임 회장들도 세무조사를 전후로 사퇴한 사례가 있다.​

다만, 이날 주총에서 사내이사 및 비상무이사, 사외이사 선임안이 가결되면서 그룹 내 최 회장의 입지는 여전히 탄탄하다는 시각도 나온다.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선진지배구조TF는 국내외에서 모범적인 지배구조를 갖춘 대표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함이다"며 현 정권의 압박과 관계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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