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 약속 지킨 SK이노베이션...돈 대신 주식으로 준다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 달성
배당금 전년 대비 128% 증가
소액주주 연대 '현금 배당' 요구
사측 "대규모 투자 지출 고려"

박소연 승인 2023.02.15 16:16 의견 0

SK이노베이션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배당 규모를 확 늘렸다. 하지만 올해 대규모 투자를 고려해 현금배당이 아닌 현물배당을 택했다.

​​​15일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78조569억원, 영업이익 3조9989억원의 실적을 달성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대비 각각 66.6%, 129.6% 오른 수치다. 당기순이익은 1조9901억원을 달성해 전년 대비 307.4% 증가했다. ​​

​4분기 적자에도 연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4분기 매출은 19조1367억원, 영업손실은 6833억원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4분기는 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손실 및 정제마진 축소 영향으로 전 분기 대비 적자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작년 상반기까지 이어진 유가 상승과 석유제품 수요 증가에 따른 정제마진 개선, 특히 석유제품 수출물량의 대폭 증가로 연간 실적은 전년 대비 대폭 개선됐다"고 덧붙였다.

​특히 지난해 석유와 윤활유 부문이 실적을 견인했다.

​석유사업은 지난해 매출 52조5817억원, 영업이익 3조391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77.6%, 192.3% 증가했다. ​​

​윤활유사업은 작년 매출 4조9815억원, 영업이익 1조712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대비 각각 48.6%, 11.5% 성장했다.

SK그룹의 신성장 사업 중 하나인 배터리 사업은 매출 7조6177억원, 영업손실 9912억원을 기록해 ​흑자 전환에 실패했다. 소재사업 또한 매출 2351억원, 영업손실 480억원을 기록했다. ​

​◆ 배당 전년 대비 128.4% 증가...현금 아닌 현물배당 방식

​SK이노베이션은 작년 결산 배당으로 보통주·우선주 1주당 SK이노베이션 자사주 0.033주(5840원)의 현물 배당을 결정했다. 우선주는 1주당 50원의 현금배당을 추가로 실시한다.

​배당 규모는 총 4816억원이다. 2021년 배당금 2109억원 대비 128.4% 증가했다.

​SK이노베이션은 2021년 3개년(21~23년) 중장기 배당정책을 발표하고 연간 배당성향 30% 이상을 목표로 설정했다.

​지난해 연간 배당성향(지배주주 당기순이익 기준)은 30% 수준이다. 2021년 연간 배당성향은 69%를 기록해 SK이노베이션은 2년 연속 목표한 배당성향을 지켰다.

​​회사는 중장기 배당정책 발표 당시 투자 지출이 예정된 재무구조를 고려해 배당 방법 특정하지 않았다. 따라서 2년 연속 현금배당이 아닌 현물배당 방식으로 배당 지급을 결정했다. 현금배당을 요구하는 일반 주주들의 요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은 셈이다.

SK이노베이션 소액주주연대는 "4조6000억원 누적 이익을 낸 3분기 말 기준 주당 순이익이 2만361원이며, 주당 순이익의 30%는 7000원이므로 7000원의 배당을 현금배당 방식으로 요구한다"고 지난달 사측에 내용증명을 발송한 바 있다.

SK이노베이션 소액주주 연대는 지난해 자회사 SK온 프리 IPO(상장 전 지분투자) 발표 이후 설립된 비영리단체로 15일 기준 발행주식 수 대비 0.17% 지분을 보유 중이다.

SK이노베이션 측은 "불확실성이 높은 경영환경 및 2023년 예정된 대규모 투자 지출 등을 고려해 자기 주식을 활용한 현물 배당을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

회사는 올해만 10조원 규모의 설비투자(CAPEX)를 계획 중이며, 이 중 70%를 배터리에 쏟아붓는다. SK이노베이션의 현금성 자산(22년 3분기 연결 기준) 9조2973억원을 초과하는 규모다. ​

​김양섭 SK이노베이션 재무본부장(CFO)은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배터리에서 신규 캐파 투자를 위해 7조원의 투자 지출을 계획하고 있다"며 "사업 경상투자와 전략투자를 합쳐 3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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