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에 불나방 된 단타족..전문가 "신중투자 필요"

외국인은 매도, 개인은 매수행렬
지난해 개인 투자자 회전율 501% 달해..평균 25.4% 손실
유안타증권 "경영권 분쟁에 대한 지나친 확대 해석 경계"

김나경 승인 2023.01.18 16:28 의견 0

최근 경영권 분쟁 논란으로 주가가 급등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경영권 확보를 위한 경쟁적인 매수로 주가 상승이 예상돼 단타를 노리는 투자자들이 몰리는 것이다. 하지만 주가 변동 폭이 커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문가는 조언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아이큐어, 오스템임플란트, 휴마시스 등 기업이 경영권 분쟁 논란에 휩싸였다.

'재벌집 막내아들' 제작사 래몽래인은 지난 16일 초기투자자 P&I가 회계장부 열람 및 등사가처분 신청을 했다고 공시했다. 회계장부 열람 및 등사 청구권은 경영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을 때 확인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는 경영권 분쟁 방식의 하나다.

경영권 분쟁 논란과 함께 래몽래인 주가는 급등락했다. 17일 래몽래인 주가는 장중 전날 종가 대비 20%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하루만인 다음 날 12시 래몽래인 주가는 전날 종가 대비 7.03% 급락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역대 최고 규모인 2200억원대 횡령 사건으로 충격을 안겼던 오스템임플란트는 행동주의 펀드와 경영권 분쟁에 붙었다.

지난해 9월 6일 행동주의 펀드 KCGI(강성부 펀드)가 오스템임플라트 지분 598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지분 모으기에 들어갔다는 사실이 보도되자 오스템임플란트 주가는 14만4900원까지 올랐다. 두 달 만에 60% 가까이 상승한 것이다.

KCGI는 지난 5일 오스템임플란트 3대 주주(지분 6.57%)로 떠오르며 주식보유 목적을 '경영권 영향'으로 공시했다.

이후로도 오스템임플란트 주가는 롤러코스터를 탔다. 지난 6일 횡령 사건 관련 주주들의 집단소송 사실이 공시되자 전날 종가 대비 18.44%까지 떨어졌으며, 일주일만인 11일 중국 정부의 치과용 임플란트 입찰 수량 1위를 기록한 사실이 보도되자 전날 대비 9.38% 급등한 것이다.

(사진=픽사베이)

이렇듯 경영권 분쟁 논란이 발생하면 외국인들은 변동성을 피해 매도에 나서지만, 개인은 단타를 노리고 매수행렬에 들어간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올해 외국인은 래몽래인과 오스템임플란트 주식을 각각 12만8674주, 26만6204주 순매도한 반면, 개인은 각각 16만5385주, 43만3372주를 순매수했다.

하지만 단타를 노린 개인 투자자의 수익률은 처참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1월 3일부터 12월 29일까지 개인 투자자의 수익률을 계산한 결과 국내 주식에서 평균 25.4%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국내 개인 투자자의 회전율은 501%에 달했다. 회전율은 투자자가 얼마나 자주 주식을 사고팔았는지 보여주는 수치로 높을수록 단타 투자가 많았음을 뜻한다.

경영권 분쟁 관련 주식은 이슈가 시들해지면 급락하는 경우가 많다.

한진그룹은 2019년 4월 조양호 전 회장의 별세로 경영권 분쟁이 일 것으로 기대되 당일 15.12% 급등했다. 하지만 해당 이슈가 수그러든 한 달 뒤부터 약 7개월간 주가는 28.91% 떨어졌다.

금호석유 역시 지난해 9월 경영권 분쟁 소식에 9.33%까지 급등했으나, 그다음 달부터 3개월간 21.50% 하락했다.

이와 관련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경영권 분쟁에 대한 지나친 확대 해석은 경계해야 할 요인"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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