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조 영업익' HMM, 주주환원 카드 꺼내나

3분기 누적 영업익 8조6687억원...무차입 경영 중
지난달 52주 최저가 기록
매각 적기 놓쳤다는 분석 나와
배당성향 5.5% 유지시 올해 배당금 5663억원 전망

박소연 승인 2022.11.10 14:35 의견 0

HMM이 올해 호실적 거두었지만, 주가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HMM이 주가 부양을 위해 주주환원 카드를 꺼낼지 주목된다.

10일 HMM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5조1062억원, 영업이익 2조601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7.1%, 14.5% 증가했다.

HMM의 올해 1~3분기 누적 실적은 매출액 15조589억원, 영업이익 8조6867억원, 당기순이익 8조6701억원에 달한다. 지난해에 이어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가는 중이다. 누적 영업이익률은 무려 57.7%를 기록했다.

HMM의 현금성자산은 올해 3분기 기준 10조3123억원에 달했다. 차입금은 6조4226억원으로 무차입 경영을 이어가는 중이다.

반면 주가는 극도로 저평가받고 있다. HMM의 주가는 10일 오전 11시 30분 기준 2만700원에 거래 중이다. 지난달에는 52주 최저가인 1만70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HMM은 주가수익비율(PER)은 0.87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58배이다. 해운선사 팬오션의 PER은 3.27배, PBR은 0.60배로 HMM의 주가는 동종업계에서도 가장 저평가된 수준이다.

HMM의 주가가 지지부진한 까닭은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보유한 영구채가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시장에 물량이 쏟아질 우려가 팽배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HMM의 매각이 지지부진한 탓으로 분석된다.​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는 HMM의 지분 40.65%를 보유 중이다. 이 영구채를 주당 5000원에 HMM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다.

현재 HMM의 매각 적기를 놓쳤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부터 HMM의 경영정상화와 해운업계 경기 회복에 맞물려 매각 기대감이 커졌으나, 해운업황이 다시 나빠지고 있다.

지난 1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사상 첫 5100을 돌파하는 등 해운 경기 호황이 이어지는 듯 했으나, 6월 이후 해상운임이 급락하기 시작했다. 현재 SCFI는 지난 7일 기준 1579.21을 기록했다.

하반기부터 HMM의 실적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HMM의 매각은 동력이 약화하는 모습이다. HMM의 수익성이 떨어질 경우 매수자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HMM의 주가 부양을 위해 남은 카드는 주주환원정책이다.

HMM이 지난해부터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면서 배당의 재원이 되는 이익잉여금도 큰 폭으로 늘었다. HMM은 2020년 4조4440억원의 이익결손금이 발생했으나, 지난해 7805억원, 올해 3분기 기준 9조1216만원으로 이익잉여금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HMM은 지난해 결산 배당으로 1주당 600원, 총 2934억원을 지급했다. 배당 성향은 5.5% 수준이다. ​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MM의 올해 순수익은 10조2971원이다. 지난해와 같은 배당 성향을 유지할 경우 총배당금은 5663억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예년보다 두 배가량 증가한 규모다.

다만 두 국책은행의 관리 아래 있는 만큼 HMM은 주주환원을 강화하는데 제약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HMM의 지분을 보유 중인 산은과 해진공도 배당을 수령하는 만큼 많은 배당금 수령 시 비판이 나올 수 있다.

이병근 흥국증권 연구원은 "현재는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에 대한 우려보다는 올해 벌어들인 10조원이 넘는 순이익 중 얼마를 배당할 것인가에 집중해야한다"고 말했다.

이동헌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 팬데믹을 기점으로 급등했던 컨테이너 운임과 실적이 정상화 과정을 거치고 있다"며 "주주환원 정책과 정상화 이익 체력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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