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까, 말까] 저가수주는 없다?...저평가된 조선명가 삼성중공업

올해 수주목표 84% 달성
지난해 세 번째 유상증자로 재무 상당부분 개선
인플레이션 영향 불가피
PBR 1.02배로 조선3사 중 가장 저평가..."아웃퍼폼할 개연성 높아"

박소연 승인 2022.10.25 11:05 의견 0

[편집자주] 워렌버핏은 '10년 보유할 자신이 없으면 10분도 보유하지 마라'고 말했습니다. 주가가 요동치는 국면에서 매수 버튼을 클릭하기 전 알아야 할 가장 기초적 기업 정보를 <주주경제신문>이 독자들에게 일목요연 제공합니다.

◆ 이 회사, 지금 핫한 이유는

​삼성중공업이 국내 조선 3사 중 유일하게 수주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이번 계약을 포함해 현재까지 총 39척, 74억 달러를 수주해 연간 목표 88억 달러의 84%를 달성했다.​

경쟁사 한국조선해양은 184척, 220억6000만 달러를 수주해 연간 수주 목표인 174억4000만달러의 약 126.5%를 초과 달성했다. 대우조선해양 또한 선박 42척, 해양플랜트 1기 등 총 99억달러를 수주해 올해 목표인 89억달러의 111%를 달성했다. ​

국내 조선 3사 중 흑자전환 시기도 삼성중공업이 가장 뒤처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삼성중공업이 주가 저평가를 탈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삼성중공업의 주가는 24일 오후 1시 기준 5100원에 거래 중이다.

◆ 너 뭐 하는 회사니? 경쟁력 있어?

삼성중공업의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조선해양부문이 97%, 토건부문이 3%를 차지하고 있다.

조선해양 부문에선 일반선(탱커, 벌크선), 컨테이너선, LNG선(LNG선, LNG-FPSO, LNG FSRU), 해양플랜트(드릴십, LNG FPSO, FLNG) 등을 제조 및 판매하고 있다.

대형컨테이너선과 함께 높은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액화천연가스(LNG)선과 원유운반선(탱커) 등의 비중이 높다.

특히 삼성중공업은 드릴십에선 독보적인 1위다. 드릴십은 해상플랫폼 설치가 불가능한 바다에 설치하는 선박 형태의 시추시설이다.

​1996년 심해시추용 드릴십을 세계 최초로 수주했고, 2000년부터 2008년까지 발주된 전 세계 드릴십 물량 중 72%를 수주했다.

하지만 2014년 이후 저유가로 삼성중공업이 계약한 드릴십 계약이 줄줄이 취소되면서 재정 악화의 주된 원인이 됐다. 드릴십 재고 관련 유지보수 비용이 지속적으로 들 뿐 아니라, 감가상각도 꾸준히 발생하기 때문이다.

올해 드릴십 악성재고는 해결된 것으로 보인다. 드릴십 악성재고 5대 중 21년 11월에 이탈리아 전문 시추 선사인 사이펜과 드릴십 1대에 대해 용선계약을 맺었다. 올해 4월에는 나머지 4대를 큐리어스 크레테 기관전용사모투자 합자회사(PEF)에 매각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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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의 FLNG 수주도 주목된다. FLNG는 '바다 위 LNG 공장'으로 불리는 해양플랜트로, 천연가스의 정제·생산·액화·저장·하역 등 모든 과정을 해상에서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설비다. ​

FLNG의 경우 전 세계 4대 중 3대를 삼성중공업이 건조했다. 현재 전 세계에서 진행 중인 FLNG 프로젝트가 20건 수준으로 알려져 삼성중공업의 앞으로의 수주가 기대된다.

◆ 자금 여력은 어때?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1조원에 달하는 세 번째 유상증자로 재무구조가 많이 개선됐다.

삼성중공업 2015년부터 올해까지 8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 중이다. 자본잠식을 막기 위해 회사는 21년 6월 22일 임시주주총회에서 5대1 무상감자를 결정해 7월 시행했고, 21년 10월에는 1조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시행했다.

현재 자본총계가 4조 정도이며 결손금이 1조4척억원 수준이다. 다만 내년부터 흑자전환이 예상되기 때문에 추가적인 자본잠식 이슈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2분기까지의 실적은 20년까지의 수주절벽이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 선박 리드타임이 통상 2년 이상 걸린다고 볼 때, 올해 3분기부터 급증한 수주 실적이 반영될 것으로 기대된다. ​

유동비율은 지난해 기준 79.25%로 낮은 편이다.

​◆ 오너는 누구? 경영자는 누구?

삼성중공업은 삼성그룹의 계열사 중 하나로 삼성전자가 15.23%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다. 최대주주 및 그 특수관계인의 주식 비중은 총 20.85%로 유상증자 여파로 지분율이 많이 희석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삼성전자는 정진택 대표이사 사장이 이끌고 있다.

정 사장은 1961년생으로 부산대학교 조선공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미국 일리노이주립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과정을 마쳤다.

​1984년 삼성중공업 선장설계부에 입사해 설계, 영업, 생산, 경영지원, 연구개발, 조선소 관리 등 조선소의 전반적인 업무를 두루 경험했다.​

​삼성중공업은 정 사장 내정 당시 "폭넓은 지식과 경험, 글로벌 역량을 바탕으로 조선해양사업의 위기 극복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한 바 있다. ​

​◆ 숨겨진 리스크를 체크하자

​현재 삼성중공업을 비롯한 국내 조선사들은 수주잔고도 증가하고 신규 수주분에 대한 원가 전가율도 높은 상황이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의 영향은 불가피해 보인다. 배의 건조 기간이 긴 대형 선박일수록 원자재, 노동비 상승의 전가가 불가능하기에 이익이 더 줄어들 수 있다.

​또한 역대급 수주에도 인력난이 커지고 있다. 최근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현대중공업 계열사를 인력 빼돌리기 문제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한 바 있다.

​불안정한 후판가도 리스크다. 현재는 철강 가격이 하락하는 추세이나 향후 후판가 상승시 충당금설정이 불가피하다.

◆ 선수 한 마디

현재 삼성중공업의 PBR(주가순자산비율)은 1.02배로 현대중공업(1.75배), 대우조선해양(1.26배)보다 낮다.

이는 드릴십 재고 문제 및 러시아 수주 물량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중공업은 국내 조선사 중 러시아와 가장 깊은 관련을 맺고 있다.

​드릴십 악성 재고 문제는 대부분 해결된 상황이며, 러시아 수주 물량에 대한 리스크 또한 계약이 진행 중인 상황이다.

​내년 실적이 흑자 전환된다면, 단기적으로 현대중공업과의 키 맞추기가 이뤄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증권업계는 삼성중공업 투자가 다소 차별화될 수 있다는 의견을 내세웠다.

​최광식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 대비 또는 업종 내에서 삼성중공업이 가장 방어적이며, 아웃퍼폼(시장수익률 상회)할 개연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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