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당근마켓 집어든 네이버...주주들은 "환불하라" 아우성

순기업가치 12억달러(1.7조원)에 인수
포쉬마크 순이익 역성장..충성고객 적어
네이버 "네이버 역량으로 수익성 회복 가능해"
증권사 매도 리포트 쏟아지며 주가 급락

김나경 승인 2022.10.05 16:14 | 최종 수정 2022.10.05 17:31 의견 0

네이버가 2조3441억원에 북미 중고거래 플랫폼 포쉬마크(Poshmark)를 인수했다. 창사 이래 최대규모 인수합병에 업계의 의견은 팽팽히 엇갈린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네이버는 이사회를 열어 포쉬마크 지분 100%를 2조3441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포쉬마크 순기업 가치를 주당 17.9달러로 매겨 총 12억달러(약 1조7000억원)으로 산정한 뒤, 포쉬마크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 5억8000만달러(약 8000억원)를 합친 것이다.

네이버의 포쉬마크 주식 취득 예정일은 내년 4월 4일로, 인수가 마무리되면 포쉬마크는 네이버의 계열사로 편입된다.

네이버 창사 이래 최대규모 승부수에 업계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포쉬마크는 지난해부터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257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동기대비 10.8% 성장했지만, 결과적으로 영업손실 533억원을 기록하며 수익성은 역성장했다.

포쉬마크의 가장 큰 문제점은 충성고객이 부족해 1인당 평균 구매액(활성 사용자 수/총 거래액(GMV))이 줄고 있으며, 이에 따라 자연스레 마케팅 비용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포쉬마크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2분기 활성 사용자는 전년동기대비 18.6% 증가했으나 같은 기간 거래액은 7.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와 관련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포쉬마크에서 연간 1000억원 정도 영업적자가 발생하고 있는 만큼 인수가 완료되는 내년 1분기부터 네이버 연결 실적에 부담요소가 될 것"이라고 평했다.

네이버는 이번 배팅이 회사의 글로벌 진출 승부수가 될 것이란 입장이다.

네이버는 아직 선점 업체가 없는 C2C(소비자간 거래) 플랫폼 시장에서 글로벌 1위 자리를 차지하겠다고 밝혔다.

캐시카우로까지 성장이 가능하다는 견해도 있다.

유안타증권은 "미국 중고거래 시장 규모는 800억달러(약 122조원) 규모로 오는 2025년까지 연평균 20% 성장할 전망이다"며 "저성장, 경기침체, 물가 상승에 따른 실질 가처분소득 감소로 인해 미국 중고거래 시장은 국내 '당근마켓'이 고성장을 시현한 경로와 같이 고성장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 역시 기자간담회에서 "마케팅 비용 증가와 온라인 둔화로 모든 커머스의 수익성이 떨어졌지만, 네이버 역량으로 비용 절감을 도와준다면 수익성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네이버 주가는 포쉬카우 인수 소식에 이틀 연속 급락했다. 5일 종가는 전일 대비 7.08% 하락한 16만4000원이다. 지난해 7월 고점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으로 시총이 쪼그라들었다. 6개월 전과 비교해도 반토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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