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까, 말까] 저평가 된 녹십자, 독감백신 주목

PER 16배..제약주 평균 PER 6분의 1
최근 5년간 매출 성장세
SK바사 올해도 독감백신 포기..녹십자 시장 점유율 20%p↑
희귀질환 신약 파이프라인 13개 보유

김나경 승인 2022.08.22 15:28 의견 0

[편집자주] 워렌버핏은 '10년 보유할 자신이 없으면 10분도 보유하지 마라'고 말했습니다. 주가가 요동치는 국면에서 매수 버튼을 클릭하기 전 알아야 할 가장 기초적 기업 정보를 <주주경제신문>이 독자들에게 일목요연 제공합니다.

◆ 이 회사, 지금 핫한 이유는

녹십자는 대표적인 저평가 제약주로 꼽힌다.

지난 3월 실적 기준 녹십자의 PER은 16.54배다. 동일업종 평균 PER인 108.67배의 6분의 1 수준이다.

녹십자는 PER은 낮지만, 성장 가능성은 크다.

녹십자의 매출은 2018년 1조3349억원, 2019년 1조3571억원, 2020년 1조5041억원, 2021년 1조5378억원으로 최근 5년간 꾸준히 성장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역시 최근 3년 동안 오름세에 있다.

올해도 코로나19 재확산과 독감백신 매출 호조로 호실적을 달성할 전망이다.

특히, SK바이오사이언스가 코로나19 백신에 집중하면서 독감백신 생산을 중단해 그 공백을 녹십자가 채우게 됐다.

이에 따라 녹십자의 국내 독감백신 시장 점유율은 40%대에서 63%로 20%p 이상 급증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코로나19 백신에 집중한다고 발표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를 대체할 제약사는 자체적인 독감백신 원액생산 기술을 보유한 녹십자와 일양약품 정도다.

독감백신 수출도 순조롭다. 올 2분기 남반구에 수출한 독감백신 매출은 최대매출인 664억원을 기록했으며, 3분기에는 북반구 수출 증가가 기대된다.

녹십자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혁신 신약 파이프라인 확장에도 열심이다.

이를 위해 올해 상반기에만 889억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했다. 전체 매출액의 10.6%에 달하는 비용이다.

현재 녹십자는 총 13개의 희귀질환 신약 파이프라인을 가지고 있지만, 대부분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 너 뭐 하는 회사니? 경쟁력 있어?

녹십자는 1967년 설립돼 혈액제제와 백신제제 부문에서 국내 1위의 시장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최대주주는 지분율 50.06%의 지주사 ㈜녹십자홀딩스다.

혈액제제 부문은 안정적인 혈장 수급과 생산 기술을 바탕으로 국내 1위의 시장 점유율을 보이며, 연간 4000억원 내외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백신제제 부문에서도 4가 독감백신, 수두백신 등에서 개발능력을 입증하며 안정적인 외형을 보인다.

해외에서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기구인 범미보건기구(PAHO)를 통해 중남미에 백신제제를 수출하고 있으며, 중국과 일본에서 헌터증후군 치료제 품목허가를 받기도 했다.

2019년까지 수익성이 저하됐으나, 2020년 이후 코로나19로 인한 독감백신 및 진단키트 수요증대, 독감백신 경쟁 감소, 자회사 지씨셀의 검체검사서비스 호조 등으로 수익성이 회복됐다.

올 1분기 녹십자의 영업이익률은 10%에 이른다.

◆ 자금 여력은 어때?

오천공장 및 자회사 설비증설과 지분투자로 과거 대비 재무부담이 다소 늘었지만, 재무구조는 안정적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주요 신설 투자가 마무리되고 우수한 이익창출력이 유지됨에 따라 현 수준의 재무안전성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 CEO는 누구?

허은철 녹십자 대표는 연구개발과 글로벌 진출을 중시하는 경영자다.

허 대표는 고(故) 허영섭 전 회장의 차남이자 허일섭 회장의 조카로 오너 3세다.

2015년 보수적인 제약업계에서 40대 젊은 대표로 취임해 줄곧 회사를 이끌고 있다.

그의 취임 이래 녹십자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두 자릿수를 유지하고 있다.

녹십자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11.1%(2018년), 11.0%(2019년), 10.6%(2020년), 11.2%(2021년)다.

또한 그는 2018년 글로벌시장을 타깃으로 회사 이름을 GC로 변경하기도 했다.

허 대표의 바람대로 녹십자는 2015년 1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범미보건기구(PAHO) 수두백신 입찰에 참여해 전량을 수주한 것을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에 활발히 진출하고 있다.

비록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는 실패하였으나 코로나19백신 위탁생산은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녹십자는 2020년 전염병예방혁신연합(CEPI)과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계약 합의하고 이듬해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의 국내 품목허가 절차와 유통을 맡았다.

허 대표는 지금까지 축적한 연구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혁신신약 개발에 욕심을 내고 있다.

◆ 숨겨진 리스크를 체크하자

지난해 수출액(2389억원)이 12% 감소했다.

이에 허 대표는 글로벌 시장 진출 확대를 강조하며 해결에 나섰다.

녹십자는 혈액제제 사업 주력제품인 면역글로블린 주사제 'IVIG-SN(5%)'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실패 이후 'IVIG-SN(10%)' 제품으로 재빨리 선회하면서 재차 품목허가를 추진 중이다.

◆ 선수 한 마디

김형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북반구 독감백신 매출액이 본격화돼 3분기에만 1089억 원의 매출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지씨셀 등 연결자회사의 호실적도 기대되는 시점"이라고 전했다.

저작권자 ⓒ 주주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