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빙하기.. 역대급 실적에도 몸사리는 현대오일뱅크

2012, 2018년 이미 두 번의 IPO 실패 경험
상장 시 시가총액 최소 8조원 확보 필수
비교 대상 에쓰오일 주가도 현 저평가 국면

박소연 승인 2022.05.31 11:23 | 최종 수정 2022.05.31 11:40 의견 0
[사진=현대오일뱅크]

기업공개(IPO)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현대오일뱅크의 증시 입성도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 보로노이, SK쉴더스, 원스토어 등이 올해 상장을 철회했다.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긴축 기조를 강화한 여파다. 시장 유동성이 축소되면서 지난해와 달리 상장을 철회하는 기업이 속출했다.

당초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상장 예비 심사를 청구해 올해 상반기 코스피에 입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상반기가 지나고 있는 시점에도 IPO 소식은 감감무소식이다.

앞서 IPO에 나섰다가 두 번의 실패 경험이 있는 현대오일뱅크의 입장에서는 올해 꼭 성공적으로 증시에 입성해야 하는 입장이다.

현대오일뱅크는 2012년에는 중동지역 정세 불안에 따른 유가 하락으로 실적이 악화되면서 상장 절차를 중단했다.

이후 2018년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 등으로 금융당국의 회계감리가 강화되면서 일정이 중단됐다.

현대오일뱅크는 내부적으로는 올해 IPO를 위한 여건이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매출 20조6066억원, 영업이익 1조1424억원을 달성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도 매출 7조2426억원, 영업이익 7045억원을 달성해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외부 여건이 좋지 않다. 현대오일뱅크의 비교 대상인 S-Oil(에쓰오일)의 주가 역시 현재 실적 대비 저평가 상태로 현대오일뱅크의 IPO 흥행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

​현대오일뱅크는 상장 시 시가총액 최소 8조원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현대오일뱅크의 2대 주주인 아람코가 지난 2019년 지분 17%를 1조3749억원에 사들이면서 현대오일뱅크의 IPO 밸류 마지노선은 정해져 있다.

​그룹의 지주사인 HD현대는 지난달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현대오일뱅크의 IPO 시점을 7월 이후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 결과가 나오지 않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확한 IPO 시점은 거래소 심사 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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