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와 경영] 플라타너스 vs 버즘나무…브랜드가 필요하다-下

김종운(한국능률협회컨설팅) 승인 2022.05.25 09:15 의견 0

플라타너스에 어울리는 이름은

사회에 나와 경영 컨설팅이란 일을 하다 보니 이름이 그냥 이름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브랜드'라는 용어를 알고 이해하게 된 것이다.

'이름'을 경영에 대입하자면 브랜드(brand)라는 용어에 가장 가깝지 않을까 싶다. 브랜드라는 용어는 너무나 익숙해서 따로 설명을 할 필요도 없겠으나 그래도 조금은 체계적으로 정의를 하고 넘어가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영어 brand는 어떤 경제적인 생산자를 구별하는 지각된 이미지와 경험의 집합이며 보다 좁게는 어떤 상품이나 회사를 나타내는 상표, 표지이다. 위키 백과의 정의다. 브랜드에는 숫자, 글자, 글자체, 간략화 된 이미지인 로고, 색상, 구호가 모두 포함된다. 특히 기업이 가지는 무형 자산으로, 소비자와 시장에서 기업의 가치를 나타낸다. 따라서 마케팅, 광고, 홍보, 제품 디자인 등에 직접 사용되고, 문화나 경제에 있어 현대 소비 사회를 나타내는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다시 플라타너스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플라타너스와 버즘나무라는 두 가지 이름에서 얻게 되는 한 사물에 대한 이미지 형성의 차이가 어떠한가? 플라타너스의 이름에서 브랜드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느꼈으면 하는 마음이라면 너무 과장이 심한 것일까.

멀리 보는 브랜드 전략이 필요하다
대다수 기업의 경영자들은 브랜드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그들과 대화를 나누거나 경영전략에 대한 설명을 듣다 보면 알 수 있다.

그러나 실제 브랜드를 정하는데 있어서는 의외로 매우 주먹구구식의 접근을 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특히 오너나 최고경영자의 소위 ‘감’에 의해 브랜드 전략이 뒤집히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이렇게 해서는 브랜드가 오랜 세월 소비자의 인식 속에 자리하며 선택의 우선순위가 되는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

물론 사업을 일으키신 분들의 경험은 분명히 높이 사야 하겠으나 급격하게 변화하는 최근 소비자의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해서 아니 트렌드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보다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브랜드 관리 체계를 확립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필자가 몸담고 있는 회사에서는 K-BPI(Korea Brand Power Index)라는 지수를 매년 조사해 발표하고 있다. 1997년부터 시행해 왔으니 그간 우리나라에서 태어나 성장하고 소멸한 수많은 브랜드들의 생애를 확인할 수 있는 데이터로 축적돼 있다. 이 데이터를 당시 경기 흐름과 비교하면 어떤 상황에서 어떤 제품이나 브랜드들이 소비자로부터 더 사랑을 받았는지도 확인이 가능한 소중한 자료로 활용되고 있기도 하다.

경영자들은 이러한 브랜드 평가에 대한 자료를 토대로 자사의 브랜드가 소비자들과 어떻게 동고동락하고 있는지를 수시로 확인하고 그에 따라 브랜드의 생명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하지 않았던가. 기업은 브랜드를 만들고 그 브랜드가 오래 소비자의 머릿속에 남아 있어야 고객으로부터 선택을 받고 지속 성장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에는 브랜드 자산이라고 하여 브랜드 자체를 가치로 평가하기도 하고, 기업 인수합병에 있어서도 브랜드에 대한 인정 비중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 특히, 새로 사업을 일으켜서 성장하는 기업들은 기술개발 못지않게 브랜드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할 필요가 있다.

브랜드에 대해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고 사업이 일정 괘도에 올랐을 때 기술과 브랜드가 시너지를 이룰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를 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한 번 각인된 브랜드 이미지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 심리학에서 말하는 낙인효과라고 하는 것 때문이다. 처음부터 좀 더 멀리 바라보면서 브랜드 전략을 고민해야 하는 이유다.

건국대학교 김해룡 교수는 '브랜드는 라이프다'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브랜드는 소비자 라이프다. 한마디로 브랜드를 통해 소비자들은 개성을 소비한다. 또한 소비자들은 브랜드를 통해 행복한 라이프를 살아가고 있다."

플라타너스라는 매력적인 이름이 행복감과 감성을 자극하는 것처럼 기업이 브랜드를 통해 고객을 만족시키고 행복감을 제공할 수 있다면 성공한 기업이 아닐까.

저작권자 ⓒ 주주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