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자본 22% 감소한 대우조선해양...흑자전환도 요원

올해 1분기 영업손실 4701억원...자본 훼손
러시아 리스크 현실화...카타르 LNG 프로젝트 저가 수주 가능성도

박소연 승인 2022.05.20 13:33 | 최종 수정 2022.05.20 15:34 의견 0

대우조선해양이 1분기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재무구조가 악화됐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흑자 전환이 시급하지만, 예상보다 흑자 전환이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2455억원, 영업손실 470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3%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은 120.8% 확대됐다.

이번 분기 대규모 적자는​ 원자잿값 상승으로 후판가와 외주비가 크게 오르면서 4000억원 가량의 공사손실충당금을 선반영한 결과다. 대우조선해양은 현재 3년 치 일감을 확보한 상태로, 이번 분기 충당금은 3년 치를 설정한 것이라 볼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1분기 충당금 규모가 삼성중공업, 한국조선해양 대비 현저히 크다. 대우조선해양은 전체 수주잔고에 충당금을 설정한 반면, 나머지 2사는 올해 작업물량에 대해서만 충당금을 설정했다.

향후 충당금 부담을 경감했지만 한편으로는​ 이번 분기 대규모 손실로 자본이 크게 훼손됐다.

대우조선해양의 자본총계는 지난해 2조2176억원에서 올해 1분기 말 1조7266억원으로 22% 감소했다. 이는 현재 자본에 포함된 전환사채(2조3300억원 규모)에도 크게 미달하는 수준이다.

대우조선해양은 한국수출입은행을 상대로 2016년 1조원, 2017년 1조2848억원, 2018년 481억원 규모로​ 3차례 전환사채를 발행한 바 있다. 전환사채는 모두 자본으로 분류됐다.

대우조선해양은 현재 전환사채를 제외할 시 자본총계가 자본금(5415억원)보다 적은 자본잠식 상태다. 향후 적자 폭이 커질 시 전환사채를 포함해도 자본잠식에 도달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년 치 일감을 확보한 대우조선해양은 2023년 흑자 전환을 예상했지만, 경영난이 가중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대우조선해양이 러시아에 대한 금융제재로 러시아 수주 물량 대금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됐다.

대우조선해양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3척 중 1척에 대해 선주가 선박 건조 대금을 기한 내 지급하지 않아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고 최근 공시했다. 계약 규모는 약 3379억원에 달한다.

대우조선해양이 러시아에 수주한 나머지 2척은 6785억원 규모로, ​아직 미납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상황은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호재라 여겼던 카타르 LNG 운반선 프로젝트에서 큰 손실을 볼 우려도 제기된다. ​

​국내 조선 3사는 2020년 6월 카타르 국영 석유기업인 카타르 에너지와 한화 24조원 규모로 2027년까지 수주 약정서(DOA)를 맺었다.

최근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조선 3사에 DOA 원본을 제출하라고 요구한 것이 알려지면서 저가 수주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계약 당시보다 원자재 가격 및 신조선가가 급등했지만, 카타르 측은 당시 선가 기준을 고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카타르 측의 요구가 받아들여질 시 척당 수백억원의 손실을 볼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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