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사외이사 찾는 기업들..내부는 여전히 男성시대

올해 100대 기업 신규 사외이사 3명 중 1명은 여성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영입 필요성?
사내서 고위 여성임원 성장 한계?지적

김홍군 승인 2021.06.06 18:12 | 최종 수정 2021.06.07 08:44 의견 0

국내 대기업들이 여성 사외이사 영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내년 8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자산 2조원이 넘은 상장회사는 이사회를 남성으로만 구성할 수 없게 된다. 내부에서 여성 등기임원을 키우기 보다는 외부영입을 통한 손쉬운 대응을 선택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7일 한국 CXO연구소에 따르면 올 들어 국내 100대 기업에서 새로 선임된 등기이사는 97명이다. 이중 남성은 68%(66명), 여성은 32%(31명)으로 나타났다. 3명 중 1명꼴로 여성 사외이사가 선임된 것이다.

재임 중인 여성 사외이사 28명을 합하면 올해 국내 100대 기업의 여성 사외이사는 총 59명으로 늘었다. 여성 사외이사를 보유한 기업은 지난해 30곳에서 올해 50곳으로 증가했다.

국내 100대 기업 전체 사외이사(440명 기준) 중 여성 비율도 지난해 7.9%에서 13.4%로, 5.6% 포인트 증가했다.

왼쪽부터 김선욱 이화여대 명예교수(삼성전자), 이지윤 카이스트 교수(현대차), 김선희 매일유업 대표(SK), 이수영 에코매니지먼트코리아홀딩스 집행임원

삼성전자는 김선욱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를 사외이사로 재선임하면서 2명의 여성 사외이사를 유지하게 됐다.

여성 사외이사 불모지였던 현대차그룹은 올해 5명의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했다. 이지윤 카이스트 항공우주공학 부교수(현대차), 강진아 서울대 기술경영경제정책대학원 교수(현대모비스), 조화순 연세대 정치외교학 교수(기아), 장금주 서울시립대 경영대학 교수(현대제철), 조혜경 한성대 IT융합공학부 교수(현대건설) 등이다.

SK㈜는 김선희 매일유업 대표이사를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2015년 통합 지주사 설립 이후 처음 있는 여성 사외이사 영입이다.

SK네트웍스와 SK텔레콤도 이문영 덕성여대 회계학과 부교수와 윤영민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를 각각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LG도 창립 이해 처음으로 여성 사외이사를 맞았다. 이수영 에코매니지먼트코리아홀딩스 집행임원((주)LG), 강수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LG전자), 제현주 옐로우독 대표이사(LG유플러스) 등이다.

대기업들이 달라진 제도에 맞춰 이사회 멤버로 외부에서 여성들을 끌어들이고 있는 내부에서는 여성 인재를 육성하는데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전자와 현대차, SK텔레콤, LG전자 등 4대그룹 주력 계열사에 여성 사내이사는 단 한명도 없다.

재계 관계자는 “주요 기업들이 이사회 여성 멤버를 주로 외부집단에서 찾고 있다”며 “그동안의 기업문화에서 여성들이 고위임원으로 성장하기 어려웠던 점도 내부에서 이사회 구성원을 찾기 어려운 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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