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는 주가로 말한다] ‘주주환원 천장 없앤’ 양종희 KB금융 회장

CET1 13% 이상 무조건 주주환원
ROE 10% 이상 목표
김재관 부사장 “4분기 NIM 안정화될 것”

김나경 승인 2024.11.01 09:02 의견 0
KB금융지주 주가는 양종희 회장이 취임한 지난해 11월 21일 5만4100원에서 지난 30일 9만3900원으로 73.57% 상승했다. 같은 기간 신한지주 주가는 3만6950원에서 5만4500원으로 47.50% 상승했다.

KB금융지주가 지난 24일 보통주자본비율(CET1) 13%를 초과하는 자본을 모두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하겠다고 발표했다. 파격적인 주주환원계획에 다음날 주가는 신고가 10만3800원을 기록했다.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은 3분기 경영실적 발표 IR에서 “CET1 비율이 높을수록 다음 해 더 많은 주주환원을 기대할 수 있다. 주주환원 규모도 예상할 수 있다”며 “총주주환원율에 제한을 두지 않고 CET1 비율이 높을수록 주주환원을 더 많이 할 것”이라고 밝혔다.

예를 들어 올해 연말 CET1 비율이 13.5%인 경우, 13%가 넘는 50bp(1bp=0.01%p)에 해당하는 자본은 다음해 배당과 상반기 자사주 매입·소각의 재원이 된다.

그러면서 연중 축적되는 이익으로 CET1 13% 중반을 유지하고, CET1 13.5%를 넘는 자본에 상응하는 금액은 추가로 하반기 자사주 매입·소각에 활용할 계획이다.

올 9월 말 기준 KB금융지주의 예상 CET1은 13.85%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만약 3분기 말 CET1 비율 13.85%가 연말까지 유지된다고 가정할 경우 이론적으로 약 2조9000억원의 주주환원이 가능한 셈이다”라고 분석했다.

김재관 KB금융지주 부사장은 “CET1은 4분기 환율변동, 자사주매입, 계절적 이익감소 등으로 다소 하락할 수 있으나, 연중 13.5% 수준 이상에서 견고하게 유지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전국투자자교육협의회)

금융 건전성 지표인 CET1은 국제결제은행(BIS)의 자기자본 비율 중 하나로 금융사의 손실 흡수능력을 보여준다.

CET1을 높이려면 분자인 보통주 자본, 그중에서도 영업이익을 높여 이익잉여금과 자본금을 확대하거나, 분모인 위험가중자산(RWA)을 낮춰야 한다.

KB금융지주는 수익성 부분에서 자기자본이익률(ROE, 당기순이익/자본) 10% 이상을 목표로 설정했다.

올 3분기에는 당기순익 1조6140억원, 누적순익 4조3953억원을 기록했다. 누적순익은 전년동기대비 0.4% 증가했으며, 누적 ROE는 11.26%다.

KB금융은 업계의 순이자마진(NIM) 하락 우려에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KB금융의 순이자마진은 2분기 연속 하락했다. 지난 3분기 순이자마진은 그룹 1.95%, 은행 1.71%를 기록했다. 각각 지난 분기보다 13bp 하락한 수치다.

김 부사장은 “4분기 은행 순이자마진은 안정적인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며 “기준금리 인하 영향 선반영과 주택담보대출 급증 등 순이자마진 하락 압력의 주요 요인들이 3분기 대부분 반영됐다. 4분기부터 예금금리 리프라이싱(가격재조정)이 대출금리에 후행하며 순이자마진 하락 영향을 상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3분기 순이자마진은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시장금리에 선반영 되면서, 대출자산 리프라이싱이 예금대비 빠르게 진행됨에 따라, 스프레드(가산금리) 축소로 대출자산 수익률이 하락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종희 회장은 지난해 11월 KB금융지주의 지휘봉을 잡았다.

1961년생으로 서울대 국사학과 학사, 서강대 경영대학원 석사를 취득했다.

1989년 한국주택은행에 입사했다.

2001년 한국주택은행과 국민은행의 일대일 통합으로 KB국민은행이 출범했다.

양 회장은 2008년 KB국민은행 서울 서초역지점장으로 승진하고 KB금융지주 이사회 사무국장을 맡았다.

2010년 지주사로 자리를 옮겼다.

2014년 LIG손해보험 인수전에 공을 세워 '전략통'이란 평가를 받는다.

이 시기 양 회장은 LIG손해보험 인수 실사의 총괄 지휘를 맡아 인수 경쟁에서 배타적 우선협상권을 따냈다. KB금융은 2015년 6월 최초 계약금액 6850억원에서 400억원 저렴한 6450억에 LIG손해보험을 인수했다.

이듬해 양 회장은 KB손해보험 대표이사에 올라 2016년 3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3연임에 성공한다.

KB금융이 2021년 1월 부회장직을 신설한 이래 첫 부회장직에 오른 인물이다.

회장 취임 1년도 채 되지 않아 적극적인 주주환원으로 주가를 70% 이상 상승시켰다.

양종희 회장은 “RoRWA(위험가중자산이익률) 중심의 성장 노력을 지속하여 본원적 수익창출능력이 강화될 수 있도록 경영 관리 체계를 정비하고 있다”며 “당장 2025년 경영계획부터 밸류업(기업가치제고) 패러다임에 맞는 자산 성장 목표를 설정하고, 핵심성과지표를 재설계하는 등 조직 구성원 모두가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게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도 KB의 주주환원은 업계를 선도할 것이며, 총주주환원율도 업계 최고의 지위를 유지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저작권자 ⓒ 주주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