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올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AI 투자 확대가 역대급 실적의 배경이 됐다. SK하이닉스의 보수적인 배당 기조가 달라질지 주목된다.

SK하이닉스는 24일 실적발표회를 열고, 올해 2분기 매출액 22조2320억원, 영업이익 9조 2129억원, 순이익 6조9962억원의 경영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률은 41%, 순이익률은 31%다.

SK하이닉스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기존 최고였던 지난해 4분기를 넘어서는 분기 사상 최대이다.

SK하이닉스측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AI에 적극 투자하면서 AI용 메모리 수요가 꾸준히 늘어났다”며 “D램과 낸드플래시(이하 ‘낸드’) 모두 예상을 웃도는 출하량을 기록하면서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어 “D램은 HBM3E 12단 판매를 본격 확대했고, 낸드는 전 응용처에서 판매가 늘어났다”며 “업계 최고 수준의 AI 메모리 경쟁력과 수익성 중심 경영을 바탕으로 좋은 실적 흐름을 이어왔다”고 덧붙였다.

실적 호조로 2분기 말 현금성 자산은 17조원으로, 전 분기 대비 2조7000억원 늘었다. 차입금 비율은 25%, 순차입금 비율은 6%를 기록했다. 순차입금은 1분기 말보다 4조1000억원 줄었다.

SK하이닉스는 고객들이 2분기 중 메모리 구매를 늘리면서 세트 완제품 생산도 함께 증가시켜 재고 수준이 안정적으로 유지됐고, 하반기 신제품 출시도 앞두고 있어 메모리 수요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AI 모델 추론 기능 강화를 위한 빅테크 기업들의 경쟁도 고성능, 고용량 메모리 수요를 늘릴 전망이다. 아울러 각국의 소버린 AI(Sovereign AI) 구축 투자가 장기적으로 메모리 수요 증가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소버린 AI는 국가가 자체 인프라와 데이터, 인력 및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사용해 독립적인 AI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말한다.

송현종 SK하이닉스 사장은 “내년 수요 가시성이 확보된 HBM 등 주요 제품의 원활한 공급을 위해 올해 일부 선제적인 투자를 집행하겠다”며 “AI 생태계가 요구하는 최고 품질과 성능의 제품을 적시 출시해 고객 만족과 시장 성장을 동시에 이끌어 나가는 ‘풀 스택 AI 메모리 프로바이더’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의 경영실적이 새 역사를 쓰면서 투자를 우선으로 하는 보수적 배당정책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SK하이닉스는 누적 잉여현금흐름(FCF)의 50%를 주주환원의 재원으로 사용한다. 주당 연간 고정배당금은 1500원으로, 이를 4개 분기 균등하게 나눠 지급하고 있다. 추가 배당금은 재무 건전성을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에는 주당 2204원, 총 1억5200억9000만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배당성향은 7.7%다.

올 상반기에는 주당 750원, 총 5178억2601만5625원의 배당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주당배당금 규모는 지난해(600원) 보다 25% 증가했다.

SK하이닉스의 최대주주는 투자전문 지주회사인 SK스퀘어로, 20.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어 국민연금공단 7.35%, 더캐피탈그룹 6.7% 등이 5% 이상의 지분을 갖고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기업가치를 지켜가기 위해 주주환원과 재무 건전성 강화 정책을 균형 있게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