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체인 신성통상의 상장폐지가 가시화하고 있다. 2차례 공개매수에서 원했던 만큼의 지분 확보에는 실패했지만, 추가 매수나 포괄적 주식 교환 등 후속 조치를 통해 상장폐지를 완료할 전망이다. 상장폐지 후에는 배당을 큰 폭으로 늘려 오너 일가의 주머니를 채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성통상 최대주주인 가나안과 2대주주 에이션패션은 최근 공개매수를 통해 신성통상 지분 1534만8498주(10.68%)를 사들였다.
이로써 염태순 신성통상 회장 일가를 포함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은 기존 83.37%에서 94.55%까지 늘어났다. 자발적 상장폐지 조건인 95%에 턱밑까지 도달한 것이다.
두 회사는 이번 공개매수에서 주당 4100원을 제시했다. 앞서 지난해 6월 1차 공개매수 때의 주당 2300원보다 1800원 올려 100% 지분 확보를 시도한 것이다.
하지만, 2021년 신성통상 오너 일가 간 지분 거래가인 주당 4920원과 비교해 여전히 저렴한 가격이라는 소액주주들의 반발에 부딪혀 자발적 상장폐지 요건을 채우는 데는 실패했다.
신성통상은 주주환원에 인색한 기업으로 꼽힌다. 2012년 이후 10여년 가까이 배당을 하지 않았으며, 배당을 한 2023년에도 주당 50원의 소규모 배당에 그쳤다. 그 사이 축적된 미처분이익잉여금은 올 1분기 말 기준 3800억원을 넘어섰다.
반면 같은 시기 오너 일가가 지배하는 비상장사 가나안과 에이션패션은 최대 50%에 이르는 배당성향을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성통상 소액주주 관계자는 “신성통상이 상장폐지를 한 뒤 배당을 늘려 오너 일가의 배만 채울 가능성이 높다”며 “그동안 번 돈을 유보금으로 쌓아 놨다 오너 일가의 회수하는 형태”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