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법 개정안 통과가 임박하면서 배당을 장기간 중단했던 이력이 있는 기업들에도 시장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특히 13년간 연속으로 배당을 하다 실적악화로 배당을 중단한 삼성중공업이 주목받고 있다.
24일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는 최근 보고서에서 "삼성중공업은 이익잉여금이 아직 결손 상태이긴 하나 조선업 훈풍, 상법 개정 시 주주환원에 대한 사회적 요구 증대와 궤를 맞춰 배당을 재개할 가능성이 높다고"고 내다봤다.
삼성중공업은 2002년부터 2014년까지 13년 연속 배당을 이어왔다. 그러나 2015년 이후 조선업 불황과 해양플랜트 사업 부진, 국제 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이익이 급감하며 배당을 전면 중단한 바 있다.
최근 상법 개정안이 국회에 다시 발의되며 주주환원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개정안의 골자는 이사의 충실의무를 회사뿐 아니라 '주주 전체'에까지 명시하는 것이다.
법안이 통과되면 배당이나 자사주 소각에 미온적이던 기업에 대한 법적·사회적 압박이 강화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과거 배당을 했던 기업이 실적 회복에도 불구하고 이를 재개하지 않을 경우 주주들의 환원 요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은 조선업 훈풍이 불면서 실적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2022년 연결 기준 854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2023년 2333억원, 2024년 5027억원으로 이익이 회복되고 있다. 당기순이익 기준으론 2022년 6274억원, 2023년 148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53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올해 연결 기준 매출 10조8512억원, 영업이익 7244억원, 당기순이익 4949억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조선 3사 중 하나인 HD현대중공업이 배당을 재개한 것도 배당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 중 하나다. 2023년 영업이익 1786억원을 거두며 흑자전환에 성공한 HD현대중공업은 지난해 2090원의 현금배당을 지급하면서 조선 3사 중 첫 배당 스타트를 끊었다.
다만 회사 측은 배당재개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현재 이익잉여금이 마이너스인 상태라 배당할 수 있는 요건이 되지 않는다"며 "배당 요건을 갖춘 후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1분기 기준 삼성중공업의 결손금은 2조440억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