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워렌버핏은 '10년 보유할 자신이 없으면 10분도 보유하지 마라'고 말했습니다. 주가가 요동치는 국면에서 매수 버튼을 클릭하기 전 알아야 할 가장 기초적 기업 정보를 <주주경제신문>이 독자들에게 일목요연 제공합니다.

◆ 이 회사, 지금 핫한 이유는

SK텔레콤(이하 SKT)의 실적 전망에 빨간불이 켜졌다. 2600만 건이 넘는 유심 정보 유출 사고의 책임이 회사 측에 있다는 정부 발표가 나오면서 위약금 면제와 대규모 고객 보상 등 예상치 못한 지출이 한꺼번에 몰려든 탓이다. 올해 실적은 6년 만에 감소세로 전환될 전망이다.

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SKT 해킹 사태와 관련한 민관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를 지난 4일 발표했다. 과기정통부는 SKT의 과실에 따라 귀책 사유가 인정되므로 해지 고객에게 위약금을 면제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지난 4월 SKT가 해킹 사고를 발표한 이후부터 이달 5일까지 SKT에서 KT나 LG유플러스로 이탈한 고객은 총 67만9433명에 달한다. 위약금 환급금은 올해 2분기나 3분기 실적에 반영될 전망이다.

SKT는 지난 4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한 '책임과 약속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회사는 전 고객 대상 8월 요금 50% 할인, 연말까지 매월 50GB 데이터 추가 제공 등 총 5000억 원 규모의 고객 감사 패키지를 제시했다.

또한 정보보호 강화를 위해 향후 5년간 7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해킹 사태와 관련된 비용 지출은 이어질 전망이다.

SKT 대리점은 5월 5일부터 6월 23일까지 신규 영업을 중단한 바 있어 유통망에도 보상이 필요하다.

해당 기간 동안 각 대리점의 예상 판매량을 추산해 건당 15만 원을 이달 말께 지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매장 임대료와 인건비 등도 별도로 지원할 계획이다.

유심 확보 비용 또한 실적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SKT는 유심 무상 교체를 결정하며 7월과 8월에 각각 500만 개 수준의 유심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해킹 사고가 발생한 4월 이후 누적 확보량은 2100만 개에 이른다.

증권가에서는 유심 교체 비용이 약 1800억~2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 너 뭐 하는 회사니? 경쟁력 있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1분기 기준 SKT의 휴대폰 가입자 수는 2292만 명으로 KT(1341만 명), LG유플러스(1099만 명)보다 많다.

같은 기간 이동통신 시장 점유율(MVNO 제외)은 45.3%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10년 이상 40%대 점유율을 지켜왔으나 해킹 사태 여파로 40% 선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지난해 말 기준 SKT의 연구개발비 지출은 3928억 원으로, KT(2117억 원), LG유플러스(1424억 원)보다 많아 경쟁사 대비 가장 높은 수준이다.

AI 인프라 사업에서도 앞서 나가고 있다. 국내외 AI 관련 기업에 대한 누적 투자액은 6000억 원을 넘겼으며 AI R&D 인력도 1200여 명을 확보했다.

SKT는 자체 초거대 AI ‘에이닷(A.)’, 글로벌 AI 파트너십, AI 업무 혁신(AIX) 등에서 선도적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기업용 AI 솔루션, AI 기반 인증·결제, AI 비서 서비스 분야에서 경쟁사 대비 우위를 점하고 있다.

회사는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함께 울산 미포 국가산업단지에 103MW(메가와트)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 센터는 약 6만 장의 GPU를 수용할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이며 향후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AI 허브로 확장할 계획이다. 총 투자 규모는 7조 원대다.

◆ 자금 여력은 어때?

◆ 오너는 누구? 경영자는 누구?

유영상 대표이사 사장

SKT는 유영상 대표이사 사장이 이끌고 있다.

유 사장은 1970년생으로, 서울대학교 산업공학과 학사 졸업 후 동 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마쳤다. 이후 워싱턴대학교 대학원에서 MBA를 취득했다.

그는 SKT 프로젝트 추진본부장, 사업개발본부장, C&C 사업개발부문장, 전략기획부문장, Corporate센터장, MNO사업대표 등을 역임했다.

2021년부터 SKT 대표이사 사장을 맡고 있으며, 제19대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회장이기도 하다.

2012년에는 SK하이닉스 인수 실무를 총괄하는 등 SK그룹 내에서 신사업 발굴 및 M&A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유 사장은 지난 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침해 사고에 대해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리며, 고객이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수준의 정보보호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숨겨진 리스크를 체크하자

대규모 보상과 투자 계획이 실적 전망에 반영되면서 증권가에서는 실적 가이던스를 잇달아 하향 조정하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SKT의 올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5.5% 감소한 9939억 원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으며, 신영증권은 전년 대비 37.6% 줄어든 1조1377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AI 투자에도 제동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유 대표는 지난 4일 기자간담회에서 “매출과 이익이 급감해 AI 투자에 있어서도 일정 정도 선택과 집중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다만 여전히 SKT의 미래는 AI에 있다고 생각하며, 통신과 AI 모두에서 좋은 성과를 내겠다”고 밝혔다.

한편 고배당 정책을 유지한다면 주가 하방을 지지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에도 주당 830원의 배당을 전년과 동일하게 유지함으로써 해킹 사고라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배당은 흔들리지 않는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