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3000 선을 돌파하는 등 국내 증시가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대기업 집단의 시가총액도 큰 폭으로 올라 높아진 투자 열기를 증명하고 있다. SK와 HD현대, 한화, 두산의 시가총액 증가가 두드러진 반면, LG는 뒷걸음질 쳤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7일 종가 기준 두산그룹의 시가총액은 64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말(25조원) 대비 160% 증가했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지난해 말 11위이던 순위도 7위로, 4계단이나 상승했다.

두산애너빌리티의 주가가 ‘원전 르네상스’에 힘입어 올 들어 264%나 상승했고, 동박적층판(CCL) 사업 호조에 지주사 열풍까지 더해진 두산도 145% 뛰었다.

한화그룹도 올 들어서만 시가총액이 146% 증가하면서 6위에 자리했다. 지난해 말 41조원이던 한화의 시가 총액은 현재 101조원으로, 처음으로 100조원을 돌파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오션 등 조선·방산 계열사들의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조선·방산업 활황에 올라탄 HD현대그룹 역시 처음으로 시총 100조원을 돌파했다. HD현대의 시가총액은 114조원으로, 5위다. HD현대중공업과 HD한국조선해양의 주가 상승이 두드러졌다.

삼성그룹은 시가총액 578조7500억원으로, 1위를 유지했다. 지난해 말 505조원이던 시가총액이 73조2200억원(14.7%) 증가했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이 42조3200억원 증가한 것을 비롯해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중공업, 삼성SDS,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화재, 삼성증권, 삼성카드 등의 시가총액이 모두 증가했다.

SK그룹은 시가총액 298조8900억원으로, 삼성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지난해 말 202조800억원이던 SK의 시가총액은 올 들어 96조8100억원(48%) 증가했다. SK하이닉스 주가가 올해 65% 넘게 뛰면서 SK의 시가총액 증가를 견인했다.

반면, LG그룹의 시가총액은 135조원으로, 지난해 말(142조원)에 비해 4.9% 감소했다. 순위도 3위에서 4위로 밀렸다. LG CNS가 새로 상장하면서 시가총액 8조1800억원이 더해졌지만, LG에너지솔루션과 LG화학, LG전자 등 주력 계열사의 주가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주력인 철강 경기가 부진한 포스코도 순위가 2계단 하락했다. 포스코의 시가총액은 43조원으로, 지난해 말과 비슷한 수준이다.

재계 관계자는 “새 정부 들어 코스피가 3000을 돌파하면서 주요 기업들의 시가총액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며 “경기의 영향으로 HD현대와 한화, 두산의 약진이 두드러져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