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2025, 이하 MADEX)이 열린 5월 28일, 부산은 시내버스 파업으로 시내버스 운행이 전면 중단됐다.

그러나 파업은 MADEX를 찾으려는 관람객들의 발걸음을 막지 못했다. 부산역에 도착한 관람객들은 택시와 지하철, 그리고 주최 측이 제공한 셔틀버스를 이용해 행사장인 벡스코로 향했다.

행사장 입구에 다다르자, 다양한 복장과 인종의 관람객들로 북적이는 모습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하얀 제복을 멋지게 차려입은 군악대의 연주는 전시회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렸다.

2025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이 28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렸다. [사진=주주경제신문 박소연 기자]

MADEX는 해군이 주최하는 국내 최대 해양 방위산업 전문 전시회다. 한국은 물론 세계 첨단 해양방위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자리다.

올해 MADEX는 해군과 한국무역협회, 해군협회가 공동 주관해 28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31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다.

2년 만에 열린 MADEX는 그간 위상이 크게 달라졌다.

2023년 5월 대우조선해양이 한화그룹에 편입된 이후, 차기 구축함(KDDX) 수주를 둘러싸고 HD현대그룹과 한화그룹 간 경쟁이 격화됐다.

여기에 미국이 중국의 해군력 증강에 대응해 자국 해군력을 강화하면서, 한국 조선업체들과의 협력도 적극 모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MADEX에는 특수선사업부만 참여했지만, 이번에는 양사(HD현대·한화) 모두 투입 인원과 부스 규모가 대폭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올해 MADEX는 총 14개국 200여 개 국내·외 방산업체가 참가해, 2년 전(12개국 150여 개사)보다 규모 면에서 크게 확대됐다.

이번 전시회는 ▲유무인 복합체계 ▲통합 전투체계 ▲수출형 플랫폼을 핵심 키워드로 내세웠다.

그중에서도 가장 돋보이는 키워드는 ‘무인 체계’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해군의 공통된 고민은 병력 자원 감소이며, 병사의 생명과 안전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높아지면서 무인 시스템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드론과 무인수상정 등 무인체계가 ‘가성비 무기’로서의 가치를 입증했다”고 덧붙였다.

HD현대중공업과 LIG넥스원은 올해 MADEX에서 처음으로 통합 부스를 선보였다.

LIG넥스원은 미래 무인수상정의 새로운 기준이 될 콘셉트 모델 ‘해검-X’를 현장에서 최초 공개했다.

해검-X는 피탐 범위를 최소화한 스텔스형 디자인에 다기능 레이더(MFR)를 탑재해 강력하고 입체적인 탐색 성능을 갖췄다.

또한 20㎜ 원격무장체계(RCWS), 2.75인치 유도로켓 ‘비궁’, 경어뢰 ‘청상어’, 공격 드론 등 검증된 무기들이 장착됐다.

HD현대중공업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모형 [사진=주주경제신문 박소연 기자]

HD현대중공업은 전시 부스를 ▲국내 함정 ▲수출 함정 ▲미래 함정 등 세 가지 주제로 구성했다.

국내 함정 섹션에는 HD현대중공업이 개발 중인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울산급 배치-Ⅲ 선도함 ‘충남함’, 자체 개발한 원해경비함이 전시됐다.

수출 함정 섹션에서는 필리핀과 페루에 수출 중인 호위함과 함께, HD현대중공업이 자체 개발한 6,500톤급 고기능·고사양 대양작전 호위함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미래 함정 섹션에서는 ‘HCX 시리즈’의 진화형 모델인 ‘HCX-25’와 AI 기반의 유·무인 복합전력 기함(지휘함)인 ‘기동형 무인전력통제함’, ‘미래형 무인전력모함’, ‘전투용 무인수상정’(USV) 시리즈를 선보이며, 첨단 복합체계 기술력을 뽐냈다.

한화그룹 3사(한화오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는 전시장 최대 규모인 468㎡의 그룹 통합관을 구성해 위용을 드러냈다.

한화오션은 무인함정 10종, 수상함 4종, 잠수함 3종 등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미래형 함정 17종의 전시 모형을 공개했다.

무인함정 부문에서는 전투용 무인잠수정(UUV)과 유·무인체계 지휘통제함이 전시됐다.

수상함 부문에서는 전기추진체계, 통합스마트, 첨단 함형, 통합 네트워크, 스마트 함교, 병력 절감 스마트함정 등 미래 기술이 집약된 미래형 구축함과, 최신 대탄도탄 요격 능력이 추가된 차세대 호위함이 첫선을 보였다.

잠수함 부문에서는 국내외 시장을 겨냥한 다양한 함형 모델이 함께 공개됐다.

LIG넥스원•HD현대중공업 통합부스와 한화그룹 3사 통합 부스가 마주보고 있다. [사진=주주경제신문 박소연 기자]

전시장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LIG넥스원·HD현대중공업 통합 부스와, 그 맞은편의 한화그룹 3사 부스가 대적하듯 배치돼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며 방산 부문 수직 계열화를 이룬 이후, 나머지 기업들이 연합해 ‘한화 vs 비한화’ 구도가 형성됐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이날 MADEX에서는 국내외 군 관계자 및 방산업체, 해외 정부 대표단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칵테일 리셉션도 열렸다. 이 자리에는 정기선 HD현대그룹 부회장과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도 참석해 주목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