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하면서 경쟁업체인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4일 홈플러스의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2015년 대규모 차입 등을 통해 홈플러스를 인수한 지 10년 만이다.
홈플러스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전자상거래(이커머스)의 급성장과 소비 침체 장기화 등의 직격탄을 맞아 실적이 내리막길을 걸었다.
홈플러스는 2021년 1335억원, 2022년 2602억원, 2023년 199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24년 1~3분기 영업손실도 1571억원에 달했다.
법원이 홈플러스의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하면서 변제 지연을 우려한 상품권 제휴사들이 상품권 사용을 중단하기 시작했다. 신라면세점, CJ푸드빌, 에버랜드 등이 홈플러스 상품권 사용을 중단했다.
홈플러스에 제품을 납품하는 기업들도 제품 출하를 일시 정지하기 시작했다. LG전자에 이어 CJ제일제당, 오뚜기, 대상, 농심, 롯데웰푸드, 동서식품 등 주요 식품업체들이 이에 동참했다.
[사진=홈플러스]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절차로 인해 경쟁사인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반사이익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상승했다.
6일 이마트는 8만32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장중 8만4000원을 기록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이틀 새 주가가 10.53% 올랐다.
롯데쇼핑은 같은 날 6만7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틀간 주가는 7.68% 상승했다. 롯데마트는 롯데쇼핑의 사업 부문 중 하나다.
업계에서는 경쟁사들이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기업회생 절차 과정에서 홈플러스의 시장 점유율 하락이나 점포 구조조정 등이 가파르게 진행된다면, 이마트·롯데마트 등 할인점 경쟁사들의 기존점 성장률이 반등하면서 실적 추정치 상향 가능성이 열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영업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번 기업회생으로 인해 협력업체들이 홈플러스에 매출채권 회수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여러 조건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홈플러스의 재고 확보 등 정상 영업을 유지하기 위한 비용이 증가할 수밖에 없으며, 영업력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이어 "홈플러스의 영업 경쟁력 약화는 불가피하며, 대형마트 경쟁자인 이마트와 롯데쇼핑의 수혜 가능성이 크다"며 "이마트의 경우 전체 점포 132곳 중 홈플러스와의 경합지는 약 70곳으로 파악된다"고 덧붙였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홈플러스의 타격이 불가피한 만큼 이마트와 롯데쇼핑의 수혜가 예상된다"며 "특히 6월 3일까지 법원에 회생계획안을 제출해야 하기 때문에 보유 자산 유동화가 빠르게 진행될 것이며, 이 과정에서 할인점 내 경쟁업체인 이마트와 롯데쇼핑이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어 "다만 장기적으로는 본업 경쟁력 강화를 통한 혁신이 필요하다"며 "롯데마트의 ‘그랑 그로서리’, 이마트의 ‘스타필드마켓’ 및 ‘이마트 푸드마켓’처럼 차별화된 전략을 구축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