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홈플러스의 대주주 MBK파트너스를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2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이 원장은 “MBK파트너스는 ABSTB(홈플러스 카드대금 기초 유동화 전자단기사채)를 언제 변제하겠다고 얘기하지 않는다”며 “그 재원을 무엇으로 할지에 대해도 약속할 수 없다면 (관련) 상황을 숨기고 말한 거라 거짓말에 가깝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이어 “현재 발행된 (미상환) 4000억원 규모 ABSTB 원금을 보장한다는 게 거짓말 같다”며 “정확히 언제 변제한다는 건지 얘기가 없고 실제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가게 되면 결국 채권자들끼리 싸우게 되는데 자기네들은 핑크빛 약속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전단채가 4000억 규모라 (MBK파트너스가) 원금을 보장한다고 하지만, 빠른 시일 내에 원금을 보장할 유동성이 있었으면 회생 신청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MBK파트너스가 곤궁한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공수료플 날리는데 이에 대한 적정성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MBK파트너스가 의도적으로 시장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원장은 “(MBK파트너스는) 시장에서 오해할 수 있는 말을 툭툭 던지는데 의도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후의 회생 절차 진행과 금융채권 조정 문제에 있어서 얼마큼 진정성 있게 할 수 있는지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또한 MBK파트너스의 자구 노력 부족과 기업회생절차 신청 경위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회생 신청 배경과 동기에 대해 검사 과정에서 밝힐 것”이라며 “많은 전문가가 (신용 등급 하락 다음 날 회생 신청한 것에) 의문을 갖고 있고 금감원도 그 부분이 규명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MBK파트너스를 태영건설과 비교하기도 했다. 이 원장은 “MBK파트너스야말로 자기 뼈가 아닌 남의 뼈를 깎는 행위를 받는다”며 “이들은 위탁운용사(GP)로서 이익이 안 나도 관리하면서 수수료를 받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 정도의 이익을 본다면 대기업 회장들이 가진 경제적 수준에 못지않다”며 “손실은 사회화하고 이익은 사유화하는 측면이 있어 검사와 조사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모펀드 구조에 대한 전면적인 개편 주장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PEF들은 일반은행 등에서 하기 힘든 (자본시장) 브릿지(가교) 역할을 해왔다”며 “사모펀드 자체의 본질적 개념을 바꾸는 게 시원할진 몰라도 시장 전체 기능 차원에서 보면 신중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잘못한 주체는 MBK이고, 그 중에서도 (의사결정에 참여한) 최상위 몇 명”이라며 “그들에 대한 책임 부여, 진실 규명 등은 필요하지만 산업 전체를 뭉뚱그려서 비난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