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동통신 3사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이 증가한 SK텔레콤은 배당을 줄이고, 영업이익이 줄어든 KT와 LG유플러스는 배당을 유지하거나 늘리면서 배당성향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 증가세 SK텔레콤>LG유플러스>KT

자료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1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의 지난해 합산 영업이익은 3조4960억원으로, 전년 대비 20.5% 감소했다. 2021년 이후 줄곧 합산 영업이익이 4조원을 넘어섰으나, 지난해에는 미치지 못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7조9406억원, 영업이익 1조8234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매출은 1.9%, 영업이익은 4.0% 증가하면서 3사 중 유일하게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전반에 걸쳐 인공지능(AI) 관련 매출이 증가하며 연간 실적을 견인했다. 이동통신 매출은 전년 대비 1.1% 증가했지만, AI 관련 매출은 같은 기간 19% 성장했다.

KT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26조4310억원, 영업이익 8095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은 상장 이후 역대 최대 수준이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0.2% 감소했다.

무선사업이 전년 대비 1.3% 성장하는 등 유무선 통신 미디어 산업에서 전반적으로 고루 성장했다. 특히 KT의 자회사 KT클라우드의 매출이 전년 대비 15.5% 증가하면서 성장세를 이끌었다.

반면, 지난해 4분기 시행한 인력 구조 개선 등 일회성 인건비가 반영되면서 영업이익이 대폭 감소했다. 이를 제외할 경우 연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9.8% 증가했다.

LG유플러스는 매출 14조6252억원, 영업이익 8631억원을 거뒀다. 전년 대비 매출은 1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3.5% 감소했다.

매출 증가는 통화 에이전트 익시오(ixi-O), 유무선 서비스의 AX(AI 전환) 본격화에 따른 고가치 가입 회선 증가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영업이익은 통합 전산 시스템 구축 등 무형자산 상각비와 일회성 인건비가 반영되면서 하락했다.

■배당 가이던스 모두 지킨 통신 3사

자료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통신 3사는 모두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지난해 배당 기준으로 통신 3사는 제시했던 가이드라인을 모두 지켰다.

SK텔레콤의 3개년(2024~26 사업연도) 주주환원 정책에 따르면 매년 연결 기준 조정 당기순이익의 50% 이상 규모를 주주 환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원래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배당 정책을 제시했으나, 지난해 연결 기준으로 변경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연결 당기순이익을 기준으로 배당을 책정하면 자회사의 이익과 성과까지 주주들에게 돌아갈 수 있기 때문에, 주주 환원을 확대하기 위한 취지로 연결 기준의 주주 환원 정책으로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KT는 3개년(2023~25년) 중기 주주환원 정책을 통해 별도 기준 조정 당기순이익의 50%를 환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금배당은 환원 재원이 부족한 경우에도 2022년 회계연도 주당 배당금을 유지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3개년(2024~26년) 배당 정책을 발표하고 별도 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의 40% 이상을 주주에게 환원하고, 2023 회계연도 주당 배당금 수준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SK텔레콤의 연결 배당성향은 56.57%, KT와 LG유플러스의 별도 배당성향은 각각 136.9%, 54.7%를 기록하면서 3사 모두 배당 정책을 준수했다.

■배당성향 상승폭 KT>LG유플러스>SK텔레콤

자료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SK텔레콤은 통신 3사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이 증가했지만, 배당은 오히려 감소했다. 총배당금은 2023년 7656억원에서 지난해 7536억원으로 1.57% 줄었다. 이에 별도 기준 배당성향도 줄었다. 배당성향은 72.25%에서 56.57%로 낮아졌다.

배당성향은 기업이 벌어들인 순이익 중 주주에게 배당으로 지급하는 비율을 의미한다. 배당성향이 일정하게 유지되거나 증가하는 기업은 주주 친화적인 기업으로 평가된다.

SK텔레콤은 AI 사업 확장과 투자에 집중하는 가운데 기업 성장과 배당의 균형을 맞추고자 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고배당을 기대한 투자자 입장에서는 3년 연속 낮아지는 배당성향은 아쉬운 대목일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영업이익 하락에도 전년과 동일한 배당 수준을 유지하면서 배당성향이 43.20%에서 54.70%로 증가했다.

KT는 영업이익 하락에도 총배당금이 2023년 4830억원에서 지난해 4916억원으로 1.78% 증가했다. 지난해 별도 당기순이익 3599억원을 넘어서는 배당을 지급하면서 배당성향은 136.90%에 이르렀다.

KT와 LG유플러스는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한 모습이지만, KT의 배당성향이 100%를 초과하면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실적이 개선되긴 했지만, 국내외 정치·경제 상황의 불확실성이 크고, AI 패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투자 리소스를 비축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현 수준의 배당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SK텔레콤은 업계에서 주주환원 규모는 최고 수준이고, 당기순이익의 50% 이상을 주주환원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KT 관계자는 "지난해 인력 재배치로 1조원 가량의 일회성 비용이 발생하면서 재무제표상 이익이 크게 줄었다. 하지만, 중장기 배당 정책에서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당기순이익의 50%를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준수해 배당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총배당금을 4개 분기에 나눠 배당하고 있는데, 매해 분기 현금 및 현금 등가물을 2조원 이상 보유하고 있다"며 "KT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 상황을 고려하면 재무적으로 무리가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