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이 전년 대비 배당을 늘리고, 배당정책을 수립해 배당의 예측 가능성을 높였다. 그러나 배당성향은 여전히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지난해 회계연도 결산 배당으로 주당 800원, 총배당금 159억5705만원을 지급한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 주당 500원, 총배당금 99억7316만원 대비 60% 증가한 수치다.
CJ대한통운은 지난해 수주 확대 등으로 호실적을 거두면서 배당 상향이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회사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2조1167억원, 영업이익 5307억원을 기록했다고 잠정 집계했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은 3.0%, 영업이익은 10.5% 증가한 수치다.
제주 삼다수 등 계약물류(CL) 수주 확대와 중국 쇼핑 플랫폼, 신세계 계열 이커머스 물량 증가 등으로 실적이 개선됐다.
CJ대한통운은 지난 10일 3개년(2024~2026사업연도) 배당정책도 발표했다. 회사가 주주환원 정책을 수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업지배구조 보고서에 따르면 배당 관련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을 제고하기 위해 배당정책을 수립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연결 기준 잉여현금흐름(FCF)의 20% 이내의 재원으로 매년 경영 환경과 투자 등을 고려해 배당을 결정하되, 점진적으로 배당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최소 주당 배당금을 800원으로 설정해 기존 대비 주주환원 규모를 확대하고 배당 안정성을 확보할 예정이다.
지난 2023년에는 불투명한 배당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정관을 변경하고 배당 절차를 개선했다.
국내 대부분의 상장사는 연말에 배당받을 주주를 확정한 후 3월 주주총회에서 배당금을 결정한다. 그러나 CJ대한통운은 배당 절차 개선을 통해 3월 주총에서 배당금을 먼저 확정한 뒤, 4월 이후 배당 받을 주주를 확정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이러한 주주가치 제고 노력에도 불구하고 배당성향은 여전히 낮다는 평가다. 배당성향은 기업이 벌어들인 순이익 중 주주에게 배당으로 지급하는 비율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배당성향 60% 이상인 기업은 고배당 기업(유틸리티, 리츠 등)으로, 30~60%인 기업은 안정적인 기업(소비재, 필수품, 금융 등)으로 분류된다. 배당성향 10~30%인 기업은 재투자 비중이 높은 성장기업(테크, 바이오 등)으로 본다.
CJ대한통운은 1997년부터 2021년 말까지 26년간 배당을 중단한 후, 2022년 사업연도부터 배당을 재개했다.
CJ대한통운의 지난해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2683억원으로, 이를 기준으로 한 연결 배당성향은 5.95%다.
2022년 배당성향은 5.49%, 2023년은 4.44%였으며, 별도 기준 배당성향은 같은 기간 4.97%, 4.78%를 기록했다.
한국상장사협의회에 따르면 2023년 말 결산 기준 코스피 상장사의 평균 배당성향은 39.9%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이번에 배당을 기존 주당 500원에서 800원으로 올렸고, 향후 3년간 최소 배당금 800원을 확정했다. 또한 FCF의 20% 내외 재원을 배당에 활용할 수 있다”며 “이에 따라 과거보다 주주환원이 확대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