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연구원이 올해 국내 증시 전망을 내놨다. 올해도 개인투자자의 참여가 감소할 것이라며, 이를 막기 위해 상장사가 밸류업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대형 기업공개(IPO)를 중심으로 발행시장에 대한 관심이 늘고, 기업 실적도 회복될 것이라 기대한다.
22일 자본시장연구원이 서울 여의도 금투센터에서 ‘2025년 자본시장 전망과 주요이슈’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강소현 자본시장실장은 “지난해 거래량이 감소하고 외국인과 개인 투자자의 매수세가 악화된 부분이 주식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다만 금융주 중심의 주주환원과 일부 기업의 실적 회복은 긍정적 영향을 줬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국내 증시는 직전연도와 글로벌 평균 대비 부진한 성과를 기록했다.
상반기까지 상승세를 유지하던 국내 증시 지수는 하반기 들어 크게 하락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전년말 대비 9.6%, 코스닥 13.8% 축소됐다. 주요국 대비 지수 수익률도 주요국 29개국 가운데 하위 4위를 기록하며 상대적으로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특히, 반도체와 화학 등 국내 주력 업종의 주가 부진이 큰 타격을 줬다. 지난해 주요 업종 주가를 보면, 화학업종은 전년말대비 47%, 이차전지 등 전기장비 종목은 전년말 대비 37%, 반도체 종목은 전년말 대비 23% 하락했다. 기술과 가격 경쟁력이 약화되고, 글로벌 공급체인이 변화된 영향이다.
지수성과가 부진한 가운데, 개인과 외국인 투자자의 투자도 감소했다.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 규모는 11조3000억원에서 1조3000억원으로 급감했으며, 개인 투자자는 2년 연속 순매도를 이어 나갔다. 개인 투자자는 코스닥 시장에서도 순매수 규모를 지속적으로 줄였다.
다행히 지난해 기업공개(IPO) 시장은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신규상장기업 수는 전년대비 소폭 감소했으나, 안정적인 자금조달을 이뤄냈다.
코스피 시장에서 신규상장 기업 수는 2023년 17개사에서 지난해 14개사로 감소햇으나, 같은 기간 공모자금은 1조1000억원에서 1조8000억원으로 소폭 증가하며 안정적인 흐름을 보여줬다.
코스닥 시장의 경우 신규상장은 128건이었으며, 소규모 공모가 대다수를 이뤘다.
실적도 소폭 반등했다. 2023년 3분기 -0.32%까지 둔화됐던 상장사 평균 매출액 증가율은 지난해 3분기 0.58%까지 회복됐다.
다만, 실적은 양극화된 양상을 보였다. IT와 산업재, 의료, 유틸리티 등 일부산업의 실적이 회복됐으나, 소재와 에너지 기업 등은 여전히 어려움이 지속됐다. 이에 따라 상위 25% 기업의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중간값(3.3%)의 두 배에 달하는 6.89%를 기록했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올해도 해외주식과 대체자산으로 투자수요가 분산돼, 국내투자자의 국내 주식 투자 감소가 지속될 것이라 봤다.
강소현 자본시장실장은 “팬데믹 기간 집중적으로 유입됐던 젊은 층이 다시 국내주식시장에서 이탈하고 있다. 국내 주식 순매수가 감소하고 대체자산으로 수요가 분산되는 상황”이라며 “이론적으로는 해외주식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수익 기회 확대 부분에서 긍정적이라 볼 수 있지만, 실상은 미국주식시장의 일부 종목에 편중된 상황이다. 이는 국내 자본시장 위축과 원화 약세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KRX에 따르면 국내 개인 투자자의 국내주식 순매수 규모는 2022년 30조원에서 2023년 순매도 6조원, 지난해 순매수 1조원으로 축소됐다.
그는 “실질적인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국내외 투자 균형을 맞추기 위한 방안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국내 주식 투자 매력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밸류업이 긍정적으로 생각된다. 밸류업 공시 기업 및 밸류업지수 포함 종목의 평균 주식수익률은 시장을 상회했다”고 밝혔다.
다만 “아직 (밸류업) 공시기업의 수가 저조하다. 지난해 밸류업 계획을 공시한 기업은 코스피 93곳, 코스닥 11곳에 불과하다”며 “단기적으로 기초 체력을 갖춘 우량 상장기업이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추진하고, 장기적으로 (모든 상장사가) 본질적인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사업 다각화와 신성장 동력 확보를 이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올해 IPO시장과 기업실적 전망은 긍정적이다.
강 자본시장실장은 “올해는 대형 IPO를 중심으로 발행시장에 대한 관심 증가와 기업실적에 대한 개선이 기대된다. 하지만 기업실적의 경우 양극화가 우려되고 국내의 불확실성과 경기둔화 우려 또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작년에 이어 올해도 투자자보호와 디지털자산의 제도화가 이뤄질 예정이다. 또한 상장폐지 제도 개선과 같은 거시구조가 변화되고, 오랫동안 금지됐던 공매도도 재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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