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워렌버핏은 '10년 보유할 자신이 없으면 10분도 보유하지 마라'고 말했습니다. 주가가 요동치는 국면에서 매수 버튼을 클릭하기 전 알아야 할 가장 기초적 기업 정보를 <주주경제신문>이 독자들에게 일목요연 제공합니다.
◆ 이 회사, 지금 핫한 이유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이명희 총괄회장이 보유한 이마트 지분 전량을 매입한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 11일 이 총괄회장이 보유한 이마트 지분 10%를 정 회장이 매수한다는 내용의 거래계획보고서를 공시했다.
정 회장은 오는 3월 11일까지 30거래일간 시간 외 거래를 통해 모친인 이 총괄회장이 보유한 이마트 보통주 278만7582주(10.0%)를 사들이기로 했다. 매입가는 주당 7만 6800원으로 총 2140억8600여만 원이 투입된다.
지분 인수를 마치면 정 회장이 보유한 이마트 지분율은 기존 18.56%에서 28.56%로 높아진다.
이번 지분 매입을 계기로 이명희 총괄회장이 가진 지분을 정리하게 되면서 계열 분리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10월 정용진 회장이 이마트를, 정유경 회장이 백화점 사업을 맡는 계열 분리를 공식화했다.
이 총괄회장이 지난 2020년 지분을 증여하면서 정용진 회장은 이마트 지분 18.6%를, 정유경 회장은 신세계 지분 18.6%를 보유했다. 이 총괄회장은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을 각각 10%씩 보유하고 있었다.
증여가 아닌 매입을 통해 지분을 매입하는 것을 두고 회사 측은 최대주주로서 책임 경영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번 주식 매매 계획은 정 회장이 이마트 최대주주로 성과주의에 입각한 책임 경영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이어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 속에서 정 회장이 개인 자산을 투입해 부담을 지고서라도 이마트 지분을 매수하는 건 이마트 기업가치 제고에 대한 책임 의식과 자신감을 시장에 보여준 것"이라고 덧붙였다.
◆ 너 뭐 하는 회사니? 경쟁력 있어
이마트의 사업 부문은 유통업 부문, 호텔·레저업 부문, IT 서비스업 부문, 식음료업 부문, 건설업 부문, 해외사업 부문으로 나뉜다.
지난해 3분기 매출 기준 유통업이 74.7%를 차지해 가장 비중이 높았다. 이어 식음료업(16.3%), 건설업(3.0%) 호텔·레저업(2.4%), IT 서비스업(2.0%)이 뒤를 이었다.
유통 부문의 주요 연결 회사는 이마트, 이마트24, SSG닷컴, 신세계프라퍼티, 스타필드 청라·고양, 지마켓 등이 있다.
전국에 걸쳐 대형마트 및 창고형 할인매장 153개점, 슈퍼마켓 249개점, 편의점 6437개점, 복합쇼핑몰 7개점과 온라인 쇼핑 채널 SSG닷컴, 지마켓, 옥션, 더블유컨셉 등을 운영 중이다.
식음료업 부문의 주요 연결 회사는 신세계푸드 등이 있다.
회사는 식품 원재료의 소싱에서부터 연구개발, 생산·가공, 보관·물류, 영업·판매에 이르기까지 사업 전반의 핵심 기능을 수직 계열화해 운영 중이다. 식품 제조는 육가공, 농수산 전처리, 과일 가공 등의 기능을 갖춘 5개의 전문 식품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또 연구개발(R&D) 센터를 통해 기업간거래(B2B) 대용량 식재료 및 기업과소비자간거래(B2C) 소매 식품 등을 직접 개발 중이다.
커피 사업과 관련해 미국 스타벅스 계열사인 SBI네바와 상표 및 기술 사용 계약을 체결하고 전국 1980개의 직영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주류 사업은 전 세계 유명 와인, 맥주 등을 수입하는 등 전국 63개의 직영 매장을 통해 다양한 주류를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한다.
건설업 부문의 주요 연결 회사로는 신세계건설 등이 있다.
건설 부문은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스타필드 등 대형 판매 시설과 주거 시설, 물류 시설 등의 건설 매출을 주요 원천으로 삼고 있다.
◆ 자금 여력은 어때?
◆ 오너는 누구? 경영자는 누구?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이마트를 이끌고 있다.
정 회장은 1968년생으로 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를 중퇴한 후 미국 브라운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한국후지쓰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으며, 1995년 신세계 전략기획실 전략팀 대우이사로 발을 들였다.
이후 신세계 기획조정실 상무, 신세계 체인사업부 본부장 상무이사, 경영지원실 담당 부사장, 대표이사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2021년 이마트 대표이사를 맡은 해 신세계 등기이사에 올랐으며, 지난해 신세계 회장직을 맡게 됐다.
오프라인 위주의 유통업계에서 온라인 유통 채널을 경쟁업체보다 한발 앞서 확장했다.
당시 신세계그룹은 백화점과 대형마트에 각각 온라인 몰을 운영하고 있었지만, 신세계백화점, 이마트몰, 트레이더스몰을 통합해 SSG닷컴의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미국 본사의 한국 스타벅스 지분을 모두 인수했다.
1997년 이마트와 미국 스타벅스 본사는 각각 지분 50%를 출자해 스타벅스코리아를 설립했다. 2021년 이마트가 미국 본사 지분 17.5%를 인수하면서 신세계그룹이 최대주주가 됐다. 이후 싱가포르투자청이 미국 본사 지분 32.5%를 인수하면서, 미국 본사의 한국 스타벅스 지분율은 0%가 됐다.
한편, 많은 사업을 확장하고 잇따라 철수시키면서 '마이너스의 손'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도 따른다. 정 회장이 추진했다가 철수한 사업으로는 삐에로 쇼핑, PK 피코크, 제주소주 푸른밤, 일렉트로마트 등이 있다.
◆ 숨겨진 리스크를 체크하자
본업인 유통 분야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이마트의 과제다.
이마트는 2023년 연간 매출 기준으로 쿠팡에 유통 1위 자리를 내줬다. 오프라인 기반의 전통적 유통업체가 2010년 출범한 이커머스 플랫폼에 처음으로 선두를 내준 것이다.
쿠팡은 2023년 매출 31조8298억 원, 영업이익 6174억 원을 기록하며 사상 첫 연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흑자 전환에도 이마트의 영업이익을 뛰어넘었다.
정 회장은 2024년 11월부터 그룹 컨트롤타워인 경영전략실을 전면 개편하고, SNS 활동을 중단하며 매일 현안 회의를 여는 등 전방위적인 혁신 작업을 이어갔다.
그 결과, 지난해 연결 기준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22% 증가한 1242억원을 기록하며 소기의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이커머스 부문의 수익성도 개선해야 한다. SSG닷컴과 지마켓 등 이커머스 계열사의 영업손실이 지속되고 있다.
2023년 1~3분기 누적 기준으로 SSG닷컴은 영업손실 16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의 307억원 대비 36.3% 줄었으나, 지마켓의 영업손실은 101억 원에서 180억 원으로 증가했다.
◆ 선수 한 마디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지분 매입으로 주가에 미치는 실질적인 영향은 없지만 정용진 회장의 책임 경영 의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단기 투자심리에는 긍정적이나 본격적인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본업 경쟁력 회복, 자회사 실적 개선 추이 여부 확인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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