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워렌버핏은 '10년 보유할 자신이 없으면 10분도 보유하지 마라'고 말했습니다. 주가가 요동치는 국면에서 매수 버튼을 클릭하기 전 알아야 할 가장 기초적 기업 정보를 <주주경제신문>이 독자들에게 일목요연 제공합니다.
◆ 이 회사, 지금 핫한 이유는
영풍의 소액주주들이 주주서한을 발송해 영풍의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에 대한 해결을 촉구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영풍 소액주주들은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를 통해 전날 강성두 영풍 사장을 수신인으로 공개 주주서한을 발송했다. 이번 공개 서한에 참여한 주주들의 주식수는 3만6000주 이상으로, 자사주를 제외한 영풍 유통주식수의 약 2.1% 수준이다.
영풍의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7221억원으로 PBR은 0.1배 수준이다. PBR이 1보다 낮을 경우 주가가 기업의 순자산가치보다 저평가됐다는 걸 말한다.
소액주주들은 공개 주주서한을 통해 지난 2013년부터 2022년까지 총 76건 발생한 환경·안전사고, 주력사업인 비철금속 제련업의 부진한 성과, MBK파트너스와 맺은 콜옵션계약 내용과 지분 매각 후 현금 활용 방안 부재, 미흡한 주주 환원 등을 주가 저평가의 원인으로 지적했다.
아울러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원칙 확립과 구체적인 계획 수립 △아연 제련 사업에 대한 경영진의 설비 투자 등 유의미한 대책 마련 △주요 자산 처분의 불투명성 해소 △장부가 기준 4582억원 상당의 비영업 자산(부동산) 매각 △신규 자사주 매입·소각, 5개년 주주환원책 수립, 주식 거래 활성화를 위한 액면분할 등을 요구했다.
영풍은 고려아연과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데 이어 실적 하락까지 덮친 상황이다.
현재 영풍과 고려아연은 지분 경쟁과 법적 공방이 지속되고 있으며, 경영권 분쟁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영풍은 지난해 연결 기준 169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해도 1분기 423억원 영업손실, 2분기 1억원 영업이익, 3분기 17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올해 연간 기준으로도 영업손실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실적 하락은 영풍의 핵심 사업인 석포제련소의 공장 가동률이 지난해 평균 80%에서 올해 상반기 누적 기준 평균 58.4%에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된다.
◆ 너 뭐 하는 회사니? 경쟁력 있어
영풍은 1949년 설립된 국내 대표 종합 비철금속 제련 기업이다.
영풍은 연간 40만톤의 아연괴, 황산 72만톤을 생산할 수 있다. 아울러 황산·황산동·전기동 등 다양한 금속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
주요 사업인 아연 산업은 철강, 자동차, 가전, 전기, 건설산업등의 중요한 기초 소재 산업이다. 아연은 자동차 및 가전제품의 외장재와 건설용 철판재에 쓰이는 철강재의 부식 방지용 도금원료로 사용된다.
황산은 아연괴 제련 과정중에 발생하는 황(S)성분을 제품화한 것이다. 화학공업의 중요한 기초소재의 하나로 비료, 섬유, 무기약품공업 및 금속제련, 제강, 제지, 식품공업등에 많이 사용된다.
경북 봉화군 석포제련소를 운영하여, 아연 생산능력 기준 세계 4위 수준으로 평가된다.
이차전지 리사이클링 사업 등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에도 나서고 있다.
◆ 자금 여력은 어때?
◆ 오너는 누구? 경영자는 누구?
영풍은 고(故) 장병희 회장과 고(故) 최기호 회장이 공동 창업한 기업이다, 초기에는 5대5 지분 구조였으나, 2020년대 들어 지배구조가 장씨 일가 중심으로 재편됐다.
장형진 대표이사 회장은 1946년생으로 장병히 창업주의 차남이다. 형인 장철진 전 영풍산업 회장을 제치고 영풍그룹 회장에 올랐다. 연세대학교 상경대학을 졸업했다.
현재는 지배구조 개편, 경영승계, 석포제련소 환경문제 해결 등을 주요 과제로 삼아 그룹 고문으로서 그룹 전반을 조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최씨 가문이 고려아연을 중심으로 독립 경영을 추진하면서 영풍과 갈등이 심화됐고, 사실상 약 75년간 유지되던 ‘한 지붕 두 가족’ 체제가 사실상 무너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 숨겨진 리스크를 체크하자
석포제련소 운영 과정에서 환경법 위반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환경부와 경상북도는 영풍 석포제련소를 상대로 오는 2월 26일부터 4월 24일까지 총 58일간 조업정지 행정처분을 내렸다.
영풍은 지난 2019년 4월 환경부 중앙기동단속반에 의해 낙동강에 폐수를 무단 배출하고 무허가 배관을 설치한 사실 등이 적발된 바 있다.
영풍은 지속해서 조업정지 취소 소송을 제기하는 등 반발했으나 지난 11월 대법원에서 최종 기각되면서 조업정지가 확정됐다.
이어 대법원의 조업정지 확정 판결 직후 황산가스 감지기를 끈 채 조업한 사실이 적발돼 조업정지 10일 처분을 받았다. 아울러 카드뮴 오염수 누출·유출로 전현직 경영진의 재판도 열릴 예정이다.
추가로 환경오염 행위가 적발될 경우 제련소 폐쇄 수순을 밟을 가능성도 점쳐지는 상황이다.
주주환원에 소극적이라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영풍은 6.41% 자사주를 보유 중이지만 14년동안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았다. 고려아연에 주주친화정책 이행을 요구하면서도 정작 영풍은 내부적으로 이를 준수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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