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7일 배송' CJ대한통운...택배비 인상 수순 밟나

내년 주 7일 배송 '매일 오네' 서비스 도입
택배 시장 점유율 쿠팡에 역전당해
택배노조와 협의 도출 안돼
비용 상승 우려도

박소연 승인 2024.12.12 12:58 의견 0

CJ대한통운이 내년 주 7일 배송 도입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 편의 증대와 더불어 비용 상승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내년부터 일요일과 공휴일 배송을 포함한 '매일 오네(O-NE)' 서비스를 도입할 예정이다. 이 전략의 핵심은 택배 배송 일정을 주 7일로 확대하면서 택배기사들의 근무 조건을 주 6일에서 주 5일로 개선하는 데 있다.

이는 쿠팡의 '로켓배송'에 대항하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CJ대한통운은 택배 시장 점유율에서 쿠팡에 역전당한 상황이다.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CJ대한통운은 32.5%, 쿠팡은 26.1%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올해 2분기 기준으로 각각 28.3%(CJ대한통운), 36.3%(쿠팡)으로 순위가 뒤바뀌었다.

쿠팡은 자사 물류 시스템을 통한 로켓배송을 비롯해 직매입 시스템과 오픈마켓을 결합하여 택배 물량을 흡수하면서 급성장했다.

[사진=CJ대한통운]

'매일 오네' 서비스가 성공적으로 정착된다면, CJ대한통운의 택배·이커머스 사업 부문 실적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3분기 기준 CJ대한통운의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3%, 13.5% 증가했지만, 택배·이커머스 사업 부문은 하락했다.

택배·이커머스 사업 부문 매출액은 8982억원, 영업이익은 5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3%, 3.1% 감소한 수치를 기록했다.

CJ대한통운이 내년 주 7일 배송 도입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이유로 해석된다.

신영수 CJ대한통운 대표는 94주년 창립기념식에서 임직원들에게 "급변하는 대내외 환경 속에서 변화와 혁신 없이는 생존할 수 없다는 절박함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최근 우리를 둘러싼 경영 환경은 급변하고 있으며, 변화의 속도가 빠르고 근원적"이라며 "우리의 미래 생존을 고민해야 할 절체절명의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시행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과의 교섭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택배비용 인상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CJ대한통운은 대리점연합회, 택배노조 등 이해관계자들과 협의를 거쳐 10월 중 주 7일 배송에 대한 윤곽을 도출하려 했으나, 핵심 쟁점에서 의견 충돌이 발생하고 있다.

택배노조는 노동자들이 과로와 노동시간 증가를 감당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CJ대한통운 대리점연합회가 제시한 '4인 1조' 및 '2인 1조' 운영 방안은 추가 인력 투입 없이는 실현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주 7일 배송 시행으로 인한 비용 상승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 CJ대한통운은 내년부터 기업 고객의 택배 단가를 무게나 부피, 배송 구간에 따라 조정할 계획이다. 기업 고객의 택배 가격은 약 100원 인상하는 반면, 영세 상공인의 물량과 농·특산물 등의 택배 가격은 최대 300원 인하할 예정이다.

구교훈 국제물류사협회 회장은 "CJ대한통운이 시행하는 주 7일 배송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나쁠 것이 없다. 다만, 물류비와 서비스 만족은 상충 관계이기 때문에 원가는 추가로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CJ대한통운 입장에서는 분류 인력이 추가로 필요하고, 대리점의 배송기사가 더 충원되어야 한다. 따라서 주 7일 배송 시행을 위해서는 총 배송 물량이 절대적으로 늘어나야 한다. CJ대한통운이 연간 15억 박스를 취급한다면, 16억 박스 정도로 물량이 늘어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곤지암 허브터미널 등 각종 물류센터의 가동률이 좋아지는 장점은 있을 것"이라며 "택배 본사, 택배 대리점주, 택배기사가 모두 윈윈할 수 있는 방향이 제시되어야 소비자도 이익을 얻을 것"이라고 밝혔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주 7일 배송과 택배비 조정은 별개의 사안이며, 비용 조정은 물가상승률 및 물류비용 증대를 감안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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