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전량 소각하라”…영풍 소수주주 주주제안

머스트자산운용, 주주가치 제고 및 거버넌스 개선 요구

김혜원 승인 2024.11.25 14:36 의견 0
영풍 본사 [사진=영풍]

고려아연과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영풍의 지분을 보유한 자산운용사가 영풍에 자사주 소각등 주주환원을 요구하고 나섰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머스트자산운용은 이날 '영풍 주주가치 제고와 기업 거버넌스 개선에 대한 제언'이라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머스트자산운용은 2%대의 영풍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영풍은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와 연합해 최대지분을 가진 고려아연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머스트자산운용은 "영풍이 10년 이상 보유하고 있는 6.62%의 자사주를 소각하라"고 요구했다.

머스트자산운용은 "영풍은 시가총액 약 7110억원으로서 실질 순자산 가치 5조원의 약 0.14배에 거래되고 있고, 이는 시총 5000억원 이상의 상장사 중 무형자산이 커 예외적인 이마트(0.16배), 현대제철(0.15배)와 함께 제일 낮은 수치"라며 "영풍은 순자산의 품질이 매우 좋지만 한국 주식 시장에서 사실상 가장 싸게 거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풍의 순자산 중 대다수는 고려아연 지분(약 3조5000억여원)과 서울 중심가의 영풍 빌딩 등 투자부동산(약 1조원)이다.

머스트자산운용은 "강성두 영풍 사장은 올해 9월 기자간담회에서 고려아연의 자사주 정책을 비판하며 '소각 목적이 아닌 자사주는 취득하면 안 된다. 주주를 위하는 길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며 "영풍이 보유한 자사주를 보면 이는 모순된 발언이며, 자신의 말씀을 지켜 자사주를 전량 소각하고 주주총회에서 자사주 소각에 관한 정관 조항을 추가해달라"고 촉구했다.

머스트자산운용은 1000%의 무상증자 또는 1대10의 액면분할을 주주 배려 정책으로 시행하라고 요청했다. 영풍이 유통 주식이 많지 않고 거래량이 적어 소수주주에 불편함이 있다는 설명이다.

머스트자산운용은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를 위해 영풍이 MBK와 맺은 계약에 대해서도 공개 질의를 했다. 앞서 영풍의 수장인 장형진 고문과 영풍은 자신들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의 매각을 MBK에 청구할 수 있는 '풋옵션' 계약을 맺었다.

머스트자산운용은 ▲ 풋옵션 대상 주식이 영풍 보유 주식의 약 60%가 맞는지 ▲ 풋옵션 행사 가능일이 도달하면 즉시 풋옵션을 행사할 것인지 ▲ 풋옵션의 할당 비율은 영풍과 장 고문의 지분 비율대로 할당할지 확인해달라고 사측에 요청했다.

이밖에 머스트자산운용은 영풍 소유 부동산에 대해 자산재평가를 해 정확한 값어치를 장부가치로 반영하고, 고려아연 지분 풋옵션을 통해 확보한 현금 중 30% 이상을 주주환원을 위해 쓰겠다는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해달라고 요구했다.

머스트자산운용이 영풍에 요구한 주주제안의 회신 요구일은 오는 29일이다.

저작권자 ⓒ 주주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