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고객사 80여곳이 사모펀드 운용사인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경영권 확보 시도에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고려아연이 생산하는 아연과 연, 반도체 소재 등 국가기간산업 핵심 소재의 해외 기술 유출과 품질 저하가 우려된다는 입장이다.

23일 고려아연에 따르면 한국앤컴퍼니와 휴스틸, 한국금거래소 등 고려아연 고객사 80여곳은 이날 '고려아연 품질 유지 요청서'를 발표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고객사는 고려아연이 사모펀드에 매각될 경우 “국내 최고의 기술이 해외로 유출될 수도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전경. (사진=고려아연)

고려아연의 주요 제품들은 국가 기간 산업 여러 분야에 걸쳐 핵심 소재로 사용되고 있다.

고려아연이 생산하는 아연은 국내 외 철강재 보호피막용으로 자동차 강판, 강관, 철선, 철 구조물 등 소재에 도금용으로 사용된다. 연간 생산량은 65만t 수준이다.

연간 45만t을 생산하는 연은 국내외 자동차 배터리와 전선케이블 산업 등에 쓰이고 있다.

은의 경우 연간 2000t 생산하고 있으며 국내외 태양광 산업을 포함한 전기·전자·귀금속 산업에 사용되고 있다. 반도체 황산의 생산량도 연간 25만t에 달한다.

고객사들은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시도하는 MBK가 공개매수에 성공할 경우 이차전지나 반도체 분야에서 진행되고 있는 탈 중국 가치사슬 구성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고려아연의 신성장동력인 '트로이카 드라이브'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줘 결국 국내 이차전지와 반도체 산업 역시 크게 위축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주주경제신문 김혜원 khw00@s-econ.kr 김혜원의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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