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치제고계획 발표를 앞둔 카카오뱅크가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이 회사 주가는 올 3분기 역대 최대 분기실적 달성에도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7일, 전 거래일 대비 1.55% 하락한 2만22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3분기 호실적 사실이 알려진 전일(6일)에도,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0.45% 소폭 상승한 데 그쳤다.
카카오뱅크의 올 3분기 순이익은 1242억원으로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보다 30.1% 는 수치다. 누적 순이익도 27.3% 증가한 3556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 회사의 수익성은 지난 2021년 8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이래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당기순이익은 2021년 2041억원에서 2022년 2631억원, 지난해 3549억원으로 늘었다. 올 상반기 누적 순이익도 3182억원으로,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써냈다.
이에 따라 최근 3년간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022년 4.69%, 2023년 5.97%, 지난 9월 말 7.55%로 성장했다.
수익이 늘어남에 따라 주주환원에 사용할 재원도 쌓였다. 카카오뱅크의 이익잉여금은 2022년 말 4533억원에서 지난해 7545억원, 지난 6월 말 9145억원으로 일 년 반 만에 두 배 수준으로 부풀었다.
버는 돈은 많아졌지만, 자사주 관련 신탁계약이나 회사 측의 밸류업 언급 등 주주친화 정책 신호는 아직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8월, 올 4분기 기업가치제고계획을 발표하겠다며 예고 공시를 했었다.
주요 4대 은행지주와 지방은행은 이미 지난 7월부터 기업가치제고계획 공시를 끝낸 상태다.
우리금융지주와 신한지주는 지난 7월, JB금융지주는 9월에 공시를 했으며, 지난달에는 KB금융과 하나금융, BNK금융 등이 기업가치제고계획을 발표했다.
KB금융을 제외한 모든 은행 지주가 주주환원율 50%를 목표로 내세웠으며, KB금융은 주주환원율 제한 없이 보통주자본비율(CET1) 13% 이상에 해당하는 자본을 모두 주주환원 재원으로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지주들이 적극적인 주주환원에 나섬에 따라 KRX 300 금융 지수는 연초대비 35.08% 상승했다.
이 기간 카카오뱅크는 결산배당 외 주주환원은 하지 않았으며, 주가는 22.11% 쪼그라들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결산배당으로 주당 150원을 결정했다. 배당수익률은 0.55%다.
이와 관련해 남영탁 흥국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는 2023년 당기순이익에 비해 배당 성향 20%를 적용해 결산 배당금 150원을 지급했다”며 “이는 다른 은행 대비 미미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기업가치제고계획에 대한 증권가의 기대도 적다.
한화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은 카카오뱅크의 기업가치제고계획 공시가 한 달여 밖에 남지 않았음에도 지난 6일 투자의견 ‘유지’를 제안했다. 주주환원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한편, 카카오뱅크는 <주주경제신문>의 주주환원 관련 질문에 응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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