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重·한화오션 소송전..KDDX 입찰 갈등 확대

HD현대중공업 직원들, 한화오션 명예훼손 혐의 고소
한화오션 "임원 개입 정황 다양하게 있어"

박소연 승인 2024.05.09 18:13 의견 0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 수주를 앞두고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경쟁이 신경전을 넘어 고소·고발전으로 치닫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은 KDDX 개념설계 유출 사건과 관련해 지난 3일 경쟁사인 한화오션을 허위사실 적시 및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고소했다.

HD현대중공업의 한국형 차세대구축함(KDDX)의 조감도 [사진=HD현대중공업]

앞서 한화오션은 지난 3월 기자간담회를 열고 직접 입수한 HD현대중공업 직원들에 대한 수사 기록을 공개하면서 회사 차원의 개입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피의자 진술을 했던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의 입장은 당시 공개된 자료가 '악의적으로 짜깁기된 것'이라는 것이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한화오션이 기자설명회에서 일방적으로 짜깁기한 수사 기록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공개하고,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언론에 노출해 해당 직원들이 정신적 충격과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며 "회사 차원에서도 향후 상응하는 조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한화오션 역시 즉각 대응했다.

한화오션은 입장문을 통해 "직원의 진술 뿐만 아니라 공개된 증거목록에서 나타난 군사기밀 보관용 서버 설치 및 운용 등을 종합해 임원의 개입 정황이 다양하게 있다고 판단했다"며​ "최초 수사 당시 범죄행위를 수행한 직원이 지목한 '​중역'​ 뿐만 아니라 그 윗선에 대해 전혀 수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수사 결과에 대한 상식적인 의혹 해소 차원에서 고발을 하게 된 것이다"고 설명했다.

​올해 하반기 예정된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업체 선정을 앞고 양사의 갈등이 확대되고 있다는게 업계의 해석이다.

​KDDX 사업은 사업비만 총 7조8000억원이 투입되는 첫 국산 구축함 사업이다. 선체와 이지스 체계를 모두 국내 기술로 건조할 예정이다.

​KDDX 사업은 그간 한화오션이 개념설계를 진행했고 이후 기본설계는 HD현대중공업이 수주해 마무리했다. 올해 방사청은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업체 선정을 앞두고 있다.​

​통상적으로 기본설계를 마무리한 업체가 상세 및 선도함 건조를 수행해 왔다. 실제 방위력 개선사업 관리규정에서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기본설계를 수행한 업체가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를 수행하게 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일각에선 한화오션의 경찰 고발에 따라 HD현대중공업의 임원 개입 여부고 사실로 드러날 경우 보안 감정을 넘어 부정장 체재에 대한 재심의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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