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통업계를 대표하는 롯데쇼핑의 소액주주들이 단단히 화가 났다. 수년간 계속된 실적악화로 주가가 곤두박질하면서 회사측을 상대로 주주행동에 나설 태세다. 롯데쇼핑 소액주주들은 오는 3월 열리는 주총에서 집중투표제 도입 등 주주들의 목소리가 이사회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한다는 각오다.
5일 업계 및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종가 기준 롯데쇼핑의 주가는 5만4400원이다. 2023년 말과 비교해 37.9%, 2022년 말과 비교해서는 67.3%나 하락한 금액이다.
2023년 말 주당 9만1000이던 롯데쇼핑 주가는 실적부진 등의 영향으로 하락세를 보여 지난해 말에는 5만4100원까지 떨어졌다.
주가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실적부진이다. 롯데쇼핑의 영업이익은 2021년 2076억원, 2022년 3862억원, 2023년 5084억원, 2024년 5241억원 등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순이익은 2021년(-2730억원)과 2022년(-3187억원) 적자에 이어 2023년(1692억원), 2024년(620억원)에는 간신히 흑자를 기록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순이익률이 2023년 1.16%, 2024년 0.44%에 그친 초라한 성적표다.
주가순자산비율(PBR) 또한 전체 상장사 중 최저 수준인 0.16배에 그치고 있다. 롯데쇼핑의 시장 가치가 장부상 순자산 가치의 16%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주가가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소액 주주들이 뭉치고 있다.
소액 주주 행동주의 플랫폼 액트(ACT)는 전날 롯데쇼핑의 주가 부진과 실적 저조를 이유로 주주가치 정상화를 위한 공개 캠페인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액트는 올 초 롯데쇼핑 이사회에 주주서한을 발송하며 개선을 촉구한 데 이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 제안을 통한 안건 상정을 준비하고 있다.
집중 투표제 도입을 통해 소수주주들의 이사 선임 권한을 강화하 등 지배 구조 개선에 초점을 맞출 방침이다.
집중 투표제는 소수주주들이 이사회에 대표를 선임할 수 있는 실질적 수단으로, 도입될 경우 기업 경영의 투명성과 책임성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액트 플랫폼에는 310명의 롯데쇼핑 주주들이 참여하고 있다. 지난 1월 말 기준 이들이 보유한 지분은 총 21만 811주로, 전체의 0.75%다.
상법상 주주 제안권을 행사하려면 발행 주식 총수의 3% 이상을 보유해야 한다. 6개월 이상 주식을 보유한 경우에는 1% 이상만 확보해도 가능하다.
액트는 더 많은 주주의 결집을 위해 2024년 12월 말 기준 주주명부를 확보하고 추가 우편물을 발송하는 등 참여 독려에 나설 계획이다.
윤태준 액트 소장은 "1주를 가진 주주도 엄연한 회사의 주인"이라며 "특정 이해관계인의 이익을 위해 다수의 주주들이 장기적이고 구조적으로 피해를 보는 한국 시장의 악순환을 개인주주의 연대를 통한 주주운동으로 해결하겠다"는 밝혔다.
이어 "이번 공개 캠페인에 많은 주주가 참여해 주신 것에 감사드리지만,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더 많은 결집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