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인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과 경영권 싸움을 벌이고 있는 동생 윤여원 콜마BNH 대표가 주주환원 카드를 빼 들었다. 윤 대표는 실적 성장세를 기반으로 사상 첫 중간배당에 나선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콜마BNH는 지난 14일 열린 2분기 이사회에서는 창사 이래 첫 중간배당을 의결했다. 보통주 1주당 75원, 총 21억원 규모의 배당을 실시한다.
콜마BNH는 향후 이익의 3분의 1 이상은 반드시 배당으로 주주에게 환원하고, 나머지는 미래사업 투자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콜마BNH는 올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641억원, 영업이익 107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37.3% 증가했다.
콜마BNH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세종3공장을 중심으로 맞춤형 제품 개발과 일본, 동남아 등 글로벌 수출국 다변화 전략을 추진 중"이라며 "차세대 원료에 대한 지속적인 R&D 투자와 체질 개선을 통해 안정적 성장을 이루고, 동시에 주주가치 제고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콜마BNH가 속한 콜마그룹은 경영권을 두고 오너간 다툼을 벌이고 있다.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은 지난 4월 동생인 윤여원 대표가 이끌고 있는 콜마비앤에이치를 상대로 임시 주주총회 소집 허가 소송을 제기했다. 자회사인 콜마이앤에이치의 실적 부진 등을 이유로 사내이사 추가 선임 등을 요구하는 소송이다. 윤 부회장은 사내이사 후보로 자신과 이승화 전 CJ제일제당 부사장을 추천했다.
이어 윤 부회장은 5월2일 대전지방법원에 임시주총 소집을 요청했다. 윤 대표측이 사내이사 추가 선임을 거부하자 주총에서 표대결을 벌이겠다는 의미다.
이후 대전지법이 윤 부회장이 요청한 콜마비앤에이치에 임시주총 소집을 허가하자, 창업주이자 부친인 윤동한 회장과 윤여원 대표는 이달 11일 서울중앙지법에 윤 부회장과 콜마홀딩스를 상대로 가처분 소송을 제기하며 맞섰다.
앞서 윤동한 회장은 지난 5월 윤 부회장을 상대로 주식 반환 청구 소송도 제기했다.
윤회장은 2019년 두 남매에게 주식을 증여하면서 콜마그룹의 계열 분리를 전제로 하는 ‘3자간 경영합의’를 맺었는데, 윤상현 부회장이 이를 어겼다고 주장하고 있다.
윤 회장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018년 체결한 경영합의서에는 그룹 핵심 사업인화장품과 제약을 장남 윤상현 부회장에게, 건강기능식품 부문은 장녀 윤여원 대표가 맡는 것으로 영역을 나눴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는 콜마홀딩스와 콜마BNH의 대표, 감사 등 경영진 7명이 공동 서명, 날인한 공식경영시스템이자 지배구조의 근간을 이루는 약속이다”고 덧붙였다.
또한 윤동한 회장은 지난달 29일 대전지방법원에 콜마홀딩스 이사 선임을 위한 임시주총 소집을 허가해달라는 신청서를 제출했다.
신청서에는 윤 회장과 딸인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 김치봉 콜마비앤에이치 전 대표, 김병묵 콜마비앤에이치 전 대표, 유정철 콜마비앤에치 부사장 등 8명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이 담겼다. 사외이사 2명의 선임도 요청했다.
현재 윤상현 부회장, 문병석 기술연구원장, 원재성 재무그룹장 등 3명으로 이뤄진 콜마홀딩스 사내이사진을 윤 회장측 인사들로 개편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콜마홀딩스는 콜마그룹의 지주회사로, 한국콜마(화장품·제약)와 콜마BNH(건강기능식품) 등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콜마홀딩스는 윤상현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31.7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윤 회장과 윤여원 대표는 5.59%, 7.45%를 각각 갖고 있다.
이후 윤동한-상현 부자는 경영권 분쟁 후 처음으로 지난 12일 서울 모처에서 만났지만, 별다른 소득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