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기업으로 유명한 콜마그룹이 경영권 분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오너가 2세이자 남매인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과 윤여원 콜마BNH 대표가 경영권을 두고 임시주총에서 일전을 앞두고 있다. 여기에 창업주이자 남매에게 회사를 물려준 아버지 윤동한 콜마그룹 회장이 가세해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사진 왼쪽부터), 윤여원 콜마BNH 대표,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 [사진=콜마홀딩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윤동한 회장은 지난달 29일 대전지방법원에 콜마홀딩스 이사 선임을 위한 임시주총 소집을 허가해달라는 신청서를 제출했다.
신청서에는 윤 회장과 딸인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 김치봉 콜마비앤에이치 전 대표, 김병묵 콜마비앤에이치 전 대표, 유정철 콜마비앤에치 부사장 등 8명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이 담겼다. 사외이사 2명의 선임도 요청했다.
현재 윤상현 부회장, 문병석 기술연구원장, 원재성 재무그룹장 등 3명으로 이뤄진 콜마홀딩스 사내이사진을 윤 회장측 인사들로 개편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콜마홀딩스는 콜마그룹의 지주회사로, 한국콜마(화장품·제약)와 콜마BNH(건강기능식품) 등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앞서 윤동한 회장은 지난 5월도 윤 부회장을 상대로 주식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윤회장은 2019년 두 남매에게 주식을 증여하면서 콜마그룹의 계열 분리를 전제로 하는 ‘3자간 경영합의’를 맺었는데, 윤상현 부회장이 이를 어겼다고 주장하고 있다.
윤 회장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018년 체결한 경영합의서에는 그룹 핵심 사업인화장품과 제약을 장남 윤상현 부회장에게, 건강기능식품 부문은 장녀 윤여원 대표가 맡는 것으로 영역을 나눴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는 콜마홀딩스와 콜마BNH의 대표, 감사 등 경영진 7명이 공동 서명,날인한 공식경영시스템이자 지배구조의 근간을 이루는 약속이다”고 덧붙였다.
윤동한 회장의 잇따른 소송제기와 이사회 복귀 시도는 장남인 윤상현 부회장이 장녀인 윤여원 콜마BNH 대표를 퇴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이에 대한 맞불 성격으로 보인다.
윤상현 부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콜마홀딩스는 최근 자회사인 콜마BNH의 실적 부진 등을 이유로 사내이사 추가 선임 등 이사회 개편을 위한 임시주총 소집 신청을 내 법원의 허가를 받았다.
콜마BNH 임시주총은 9월26일로, 윤 부회장과 이승화 전 CJ제일제당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이 상정될 전망이다.
콜마홀딩스는 윤 회장의 임시주총 소집 허가 신청과 관련해 공시를 통해 “법적인 절차에 따라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콜마홀딩스는 윤상현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31.7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윤 회장과 윤여원 대표는 5.59%, 7.45%를 각각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