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이사회 내 경영위원회를 필두로 사내이사와 사외이사의 역할을 명확히 분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삼성그룹 계열사 15개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삼성의 전 계열사 모두 이사회 내 전문위원회로 사내이사로만 구성된 경영위원회를 두고 있었다.
경영위원회는 업무수행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정관·이사회의 규정에 따라 이사회가 위임한 사안에 대해 심의하고 의결하는 이사회 내 위원회다. 또한 본위원회가 심의·의결한 사안에 관한 회사의 업무 집행에 대해 관리·감독할 수 있다.
아울러 주요 비금융 계열사(삼성전자·삼성SDI·삼성물산·삼성중공업·에스원·삼성엔지니어링)는 사내이사가 다른 전문위원회의 위원을 겸임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겸임하고 있는 비금융 계열사(삼성전기·삼성SDS·삼성바이오로직스)도 ESG위원회만 겸임하는 등 소극적인 겸임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삼성그룹 이사회에서 나타나는 두드러진 특징이다.
가령 SK그룹은 이사회가 위임한 사안에 대해 심의·의결하는 역할을 하는 경영위원회를 두고 있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LG그룹의 경우 6개 기업(LG에너지솔루션·LG화학·LG전자·LG이노텍·LG디스플레이·LG생활건강)이 사내이사로 구성된 경영위원회를 두고 있었지만, 이들 이사들은 타 위원회 위원을 활발히 겸임하고 있다.
경영위원회가 사내이사로만 구성될 경우 회사의 사업 환경 변화에 대해 신속하고 전문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IT·전자 등 변화가 빠른 산업에서는 실무적 판단을 빠르게 내릴 수 있어 경쟁력 유지에 유리하다.
반면 경영위원회에 사외이사가 없기 때문에 대규모 투자나 기업합병(M&A), 계열사 거래 등 이해상충이 발생할 수 있는 의사결정에서 외부 견제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와 관련 삼성그룹 관계자는 "삼성전자 이사회는 급변하는 비즈니스 환경에 빠르게 대응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 다양한 사업분야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진 사내이사들로 구성된 경영위원회에 일부 권한을 위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영위원회가 결의한 사항은 이사회에 보고해 체계적으로 점검되고 있으며, 경영에 대한 이사회 차원의 감독과 견제기능을 강화해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