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라이프 본사 전경. (사진 = 신한라이프)
신한라이프생명이 롯데손해보험 후순위채 콜옵션 연기 사태 이후 처음으로 자본성증권 발행에 나서 흥행에 성공했다. 금리가 높지 않았음에도, 발행 규모의 4배 수준의 자금을 끌어모은 점에서 후순위채 수요가 견조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라이프생명은 전날 3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수요예측 결과, 1조 2140억원의 주문을 받았다. 희망 금리는 연 3.3~3.9%였으며, 3.4%에 목표액을 달성했다.
신한라이프생명은 목표액의 4배에 달하는 자금을 끌어모은 만큼, 후순위채 발행 규모를 증액할 전망이다.
신한라이프생명 관계자는 “이번에 조달한 자금은 오는 8월 만기 되는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대환에 사용할 예정”이라며 “현재 발행 규모를 최대 5000억원까지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이번 수요예측 흥행으로 롯데손해보험의 후순위채 콜옵션 연기와 별도로 후순위채에 대한 수요가 견조함을 확인할 수 있다고 봤다.
신한라이프생명의 이번 수요예측은 롯데손해보험의 후순위채 콜옵션 연기 사태 이후 처음으로 진행되는 보험사 자본성증권 발행이다.
앞서 롯데손해보험은 지난 2020년 5월 발행한 900억원 규모 후순위채의 콜옵션을 이행하지 않았다. 통상 5년 내 조기상환(콜옵션)하는 후순위채 관행에 따라 지난 7일 콜옵션 행사가 계획돼 있었지만, 콜옵션을 행사할 경우 지급여력비율(K-ICS)이 150%를 밑돌 것으로 추정되자 금융감독원이 롯데손해보험의 콜옵션 행사에 제동을 건 것이다.
이에 해당 후순위채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자금회수에 차질을 입었으며, 향후 보험업계 자금 조달 시장이 경색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IB업계 관계자는 “자본증권의 경우 결국 금리가 중요하다. (신한라이프생명의 이번 후순위채) 금리는 솔직히 높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순위채 수요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는 6월 신종자본증권 수요예측이 있는) 한화생명 역시 (이러한 수요에 따라) 나쁘지 않은 결과를 보일 것”이라며 “최근 염려가 조금 있기는 하지만 아직 (수요예측에 실패할) 정도는 아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