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산업이 주주들에게 서한을 보내 교환사채(EB) 발행 논란을 일축했다. 애경산업 인수에 대해서는 “본격적인 사업 확장의 발판"이라고 설명했다.

유태호 태광산업 대표는 29일 주주서한을 통해 최근 투자자금 조달을 위해 EB 발행을 결정한 이후 주주가치 희석 우려가 증폭되는 점에 대해 "회사로서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태광산업은 자사주 27만1769주(24.4%)를 기반으로 3200억원 규모의 EB를 발행키로 했다. 이에 태광산업 2대주주는 “현 태광산업 이사진이 주주 충실 의무를 저해하고 있다”고 반발했지만, 법원은 태광산업측 손을 들어줬다.

유 대표는 "지난 10일 법원은 EB 발행과 관련된 일부 주주님이 제기한 가처분 신청에 대해 '회사의 자금조달 결정이 경영판단의 영역에 속하며, 법령 위반이나 이사의 충실 의무위반을 인정할 만한 법적 근거가 없다'고 보아 기각했다"며 EB 발행의 정당성을 재차 강조했다.

태광산업의 이번 주주 서한에는 사업 재편 계획, 스페셜티 제품 중심 확장, K-뷰티·부동산 개발·에너지 등 진출을 통한 신성장동력 확보, 정관 개정 및 이사회 강화 방안 등도 담겼다.

애경산업 인수와 관련해서는 "연속적이고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K뷰티 시장에서 사업을 확장해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태광산업은 최근 생활용품·화장품 사업을 하는 애경산업의 경영권 지분 약 63%(약 4000억원)를 인수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유 대표는 "K-뷰티 산업의 높은 성장성에 주목해 당사의 수익구조를 개선할 중요한 기회로 활용할 계획"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함으로써 고수익 구조를 구축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코트야드 메리어트 남대문 호텔을 인수한 것과 관련해 "안정적인 수익과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 부동산 개발업 또한 중요한 성장축"이라며 "부동산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회사의 안정성과 성장성을 지속적으로 제고해 나가겠다"고 언급했다.

에너지 사업 진출에 대한 의지도 밝혔다. 그는 "에너지 사업 진출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며 "제조업 특성상 에너지 소비 비중이 높은만큼, 안정적 에너지 확보는 비용 절감은 물론 경쟁력 강화와도 직결된다"고 전했다. 이어 "회사는 자가 소비를 넘어 에너지 사업자로서 새로운 수익 기회를 창출하고,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과 EU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친환경 트렌드에도 발맞춰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태광산업은 최근 투자설명회(IR)에서 전선케이블 소재 제조 기업 인수 및 소형모듈원전(SMR)·신재생 발전 지분투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알린 바 있다.

기존 저조한 사업을 과감하게 철수할 뜻도 분명히 했다. 신사업 추진이 생존을 위한 선택임을 분명히 했다. 태광산업은 최근 3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으며 올해 상반기도 약 16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면방공장 철수, 저융점 섬유사업 정리, 중국 스판덱스 공장 가동 중단과 같은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대신 △가발용 섬유 소재인 모다크릴 △방호·방탄 소재, 통신용 광케이블, 고무 보강재 등에 쓰이는 아라미드 △금 채굴용 핵심 소재인 NaCN(청화소다) 등 스페셜티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태광산업은 내달 1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이 같은 신사업을 정관에 추가하고, 이부의 사업총괄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할 예정이다.

아울러 주주와의 소통 강화를 위해 'ESG 지원팀'을 'ESG 지원실'로 격상하는 조직개편도 단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