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이 지난해 영풍·MBK파트너스와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취득한 자사주 소각을 올해 안에 완료하기로 했다. 소각이 마무리되면 고려아연의 올해 총주주환원율은 200%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지난해 취득한 자사주 204만30주(발행주식의 9.85%) 중 1차와 2차 소각 후 남은 68만10주를 연내 추가로 소각할 계획이다. 앞서 고려아연은 올해 6월과 9월 각각 68만10주를 소각한 바 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지난해 영풍과 MBK파트너스의 적대적 M&A를 방어하기 위해 취득한 자사주 잔여분을 올해 안에 소각해 주주들과 약속을 이행하고 시장 신뢰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고려아연은 올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개정한 정관에 따라 연내 이사회 결의를 거쳐 선배당을 확정하고, 구체적 내용을 안내할 계획이다.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이사가 서울 종로구 코라이나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주주경제신문 박소연 기자]
자사주 소각에 따라 고려아연의 주주환원 지표는 당초 목표를 순조롭게 달성할 전망이다. 지난해 10월 고려아연은 밸류업 로드맵(2024~2026년)을 발표하고, 3년 평균 총주주환원율 40% 이상, 유보율 8000% 이하 유지를 목표로 제시했다.
올 상반기 총주주환원율은 113.1%로 집계됐으며, 자사주 소각 약속 이행 등으로 연간 기준 총주주환원율은 200%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총주주환원율은 기업이 주주들에게 지급한 배당금 총액과 자사주 매입·소각규모를 합친 금액을 지배주주귀속 순이익으로 나눈 수치다.
유보율은 상반기 기준 8597%로, 연간 기준으로는 자사주 소각 효과 등이 반영돼 8000% 이하로 낮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연간 배당은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세법 개정안에 맞춰 고배당 기업 분리과세 특례요건 충족을 목표로 검토할 계획이다.
고려아연은 최근 3년간 평균 주당 1만7500원의 배당금을 주주들에게 지급했다. 고려아연은 올해도 이 같은 추이를 유지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할 방침으로, 실제 최종 배당규모는 이사회 결의를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지배구조를 혁신하는 노력도 병행한다. 올해 하반기부터 독립적인 외부 전문기관을 통한 이사회 평가 제도를 도입해 이사회 활동을 객관적으로 검증할 계획이다. 또한 매년 공시하는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을 지난해 기준 80%에서 10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올해 고려아연은 창사 이래 최초로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감사위와 보수위, 사외이사후보추천위, 내부거래위, ESG위 등 이사회 산하 5개 위원회도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해 이사회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높였다.
고려아연은 투자자와 소통 채널도 확장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사외이사와 최고경영자(CEO) 등 C-레벨이 직접 참여한 투자자 미팅은 53건으로, 2023년 연간 20건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늘었다. 또 연내 가칭 ’거버넌스 NDR(Non-Deal Road-show)’을 개최하는 등 투자자와의 소통을 꾸준히 강화할 방침이다. 내년부터는 영문 공시 범위와 내용을 확대해 외국인 투자자들의 정보 접근성도 높인다.
고려아연은 올 상반기 연결기준 창사 이래 최대인 7조6582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영업이익률은 6.9%로, 지난해(6%) 대비 0.9%포인트 상승했다. 자원순환 사업을 포함한 신사업의 매출 비중도 올 상반기 29%로, 전년 동기 대비 11.8%포인트 올랐다.
고려아연은 현재 수준의 실적 추이가 하반기에도 지속되면 올해 연간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0%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지난 1년 영풍과 MBK의 지속적인 적대적 M&A 시도와 기업가치를 훼손시키는 각종 공격에도 전 임직원이 합심해 글로벌 불확실성과 업황 부진을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며 회사를 성장·발전시켜 나가고 있다”며 “주주가치 제고와 지배구조 혁신, 수익성 개선을 지향하면서 밸류업 선도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