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워렌버핏은 '10년 보유할 자신이 없으면 10분도 보유하지 마라'고 말했습니다. 주가가 요동치는 국면에서 매수 버튼을 클릭하기 전 알아야 할 가장 기초적 기업 정보를 <주주경제신문>이 독자들에게 일목요연 제공합니다.
◆ 이 회사, 지금 핫한 이유는
조선업 호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HD현대의 조선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이 국내 조선 3사 중 가장 뛰어난 실적을 기록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1분기 매출 6조7717억 원, 영업이익 8592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2.8%, 영업이익은 436.3% 급증한 수치다.
특히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개선되면서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12.7%를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률은 2.9%였다.
HD한국조선해양은 "환율 상승, 생산성 향상, 제품믹스 개선으로 조선 3사(HD현대중공업, HD현대삼호, HD현대미포)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수주도 순항 중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총 72척, 약 94억7000만 달러(약 12조8000억 원)의 선박을 수주했다. 연간 목표(180억5000만 달러)의 52.5%를 이미 달성한 셈이다.
HD한국조선해양의 수주 행진은 최근의 지정학적 환경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는 중국의 해운·조선 지배력에 본격적으로 제동을 걸고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중국 조선소가 건조했거나 중국 선사가 운항하는 선박이 자국 항만에 입항할 경우 수수료를 부과하는 301조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글로벌 선사들은 미주 노선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중국산 선박을 회피하고 있고, 그 발주는 국내 조선소에 몰리는 추세다.
이에 따라 컨테이너선, 탱커, 액화천연가스(LNG)·액화석유가스(LPG)선 등 다양한 선종에서 추가 발주가 기대되고 있다. 아울러 해양플랜트와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신사업 협의도 진행 중이다.
◆ 너 뭐 하는 회사니? 경쟁력 있어
HD한국조선해양은 HD현대그룹의 조선해양 부문을 총괄하는 중간 지주사로, 세계 최대 조선산업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는 핵심 계열사다.
HD현대중공업, HD현대미포조선, HD현대삼호중공업 등 주요 자회사들을 거느리며, 선박 설계부터 건조, 엔진 제작, 부품 조달, 해양플랜트까지 토탈 해양 모빌리티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사업 부문 기준으론 조선, 해양플랜트, 엔진기계, 그린에너지, 기타 부문을 영위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매출 기준 각각 86.3%, 2.4%, 9.9%, 1.3%, 0.1% 비중을 차지했다.
국내 최대 규모 야드(915㎡)를 기반으로 자회사 3곳을 활용해 대형선·중형선·특수선 등 다양한 선종을 건조하고 있다.
아울러 선박 핵심 부품인 엔진 부품에서부터 엔진 제작, 선박 건조로 이어지는 전 밸류체인을 그룹 내부에서 일원화한 수직계열화 구조를 완성해 원가·품질·공급망 경쟁력을 극대화했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HD현대중공업, HD현대삼호, HD현대미포, HD현대베트남조선 등 5개 조선사 운영을 통해 인도 슬롯, 선종, 사이즈별 선박 수주 유연성을 확보했으며, HD현대중공업 엔진기계사업부와 HD현대마린엔진으로부터 대형부터 중소형까지 2행정과 4행정 모든 엔진의 수급 대응이 가능한 유일한 회사다"고 평가했다.
2025년부터 미국 해군 함정 MRO(유지·보수·정비) 사업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미국 해군은 연간 약 20조 원 규모의 MRO 사업을 발주하고 있으며,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2~3척의 시범 사업에 참여할 계획이다.
◆ 자금 여력은 어때?
◆ 오너는 누구? 경영자는 누구?
김성준 대표이사 부사장 [사진=HD한국조선해양]
HD한국조선해양은 김성준 대표이사 부사장이 이끌고 있다.
김 부사장은 1970년생으로 서울대학교 조선해양공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서울대 대학원에서 조선해양공학 석사학위를 받았고, 미국 메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에서 해양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김 부사장은. 2005~2010년 베인앤컴피니를 거쳐 2010년부터 2015년까지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서 파트너 컨설턴트로 일했다.
이후 현대중공업에 기술기획·품질기획 부문장 전무로 합류했다. 한국조선해양부사장 및 CTO를 거쳐 2023년 대표이사 CEO에 선임됐다.
미래 선박 경쟁에서 우위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HD한국조선해양이 모듈형 멀티레벨 컨버터(MMC) 구조 고압 추진 드라이브 제품 개발과 육상 실증에 성공했다.
김성준 HD한국조선해양 대표는 “상용화에 박차를 가해 국산 기술로 K해양방산의 세계 시장 개척을 주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 숨겨진 리스크를 체크하자
최근 몇 년간 한국 조선업의 주력 수출 품목이었던 LNG운반선이 올해 들어서 수주량이 급감하고 있다.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라크슨리서치에 따르면 LNG 운반선 발주량은 올해 1~5월 66만7192 CGT로 지난해 대비(766만9647 CGT) 10%에 불과하다. 척수 기준으로는 18척으로 작년 전체 수주량(93척)의 19.4%에 그쳤다.
업계에선 조선업 슈퍼사이클(초호황)이 정점을 지나 하향세에 접어들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3년 내 수주 절벽과 공급 과잉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 선수 한 마디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HD한국조선해양은 조선업 ETF로 간주해도 매력적이다"며 "HD한국조선해양의 기업가치에 최근 시장이 선호하는 엔진, 해양 방산, 해외 진출(필리핀, 베트남)이 모두 포함된 데다가, 주주 환원 정책 모멘텀도 기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HD한국조선해양은 본사 별도 순현금이 1조6600억 원에 육박하고, 자회사들로부터 배당 수취가 가능한 상태다"고 덧붙였다.
김용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 13일 공시된 주주명부 폐쇄 기준일 설정으로 보아, 연내 반기배당 정책 도입 가능성이 있다"며 "자회사의 배당을 통한 지속적인 현금 집중으로 주주환원정책, 신사업 투자 여력 모두 상승하고 있다"고 판단했다.